아마도 오늘날처럼 세계가 긴장하며 팽팽히 돌아가는 때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늘 한 해가 저무는 세밑을 맞이하면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떠올리곤 하게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두말할 나위 없이 긴박한 초미의 관심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과 사건으로 거듭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두가 자국의 실리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동과 서, 국가와 국가 간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이 첨예한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고 협상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 우리에게 가장 심각하게 화두로 꼽히는 것은 단연코 북한 핵미사일 발사로 인한 북미 간의 갈등이 주를 이룰 것이며, 이어서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촉발된 한중간의 미묘한 기류를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이로써 그동안 국민 가슴에서 잠자고 있던 보이지 않는 민족의식과 역사인식을 새롭게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나라의 운명과 국운에 따라서 나의 지금이 때로는 행복할 수 있고 때로는 불행할 수 있다는 민족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이 국민 하나하나의 가슴에 각인될 수 있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잊고 살아왔던 것들, 그것이 바로 역사이고 그 역사의 토대 위에 뿌리를 내리고 과거와 오늘의 나, 미래의 후손을 지키는 버팀목이 국가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내가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멀고 그리고 막연히 관심 밖의 것으로만 여기고 살아왔을 것이다.

11월 17일은 제67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무심히도 우리는 순국선열의 날이 언제이고 무엇 때문에 이날을 기억해야 하는지 아는 경우가 드물 것이다.

그토록 소중하게도 우리의 역사를 지키고 그 역사 위에 국가라는 것이 항구적으로 존재하게 만든 이날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많은 독립유공자 중 구국의 제단에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인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날을 1998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시행하던 기념일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법통을 계승한 큰 의미로 우리 대한민국에서 법정 기념일로 복원, 제정하여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는 즈음, 내 가족과 내 부모형제가 중요하듯 오늘의 나와 가족, 부모형제가 살아가야할 터전을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순국선열을 생각해 보며 감사하는 일은 국민 된 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