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희

지역민에게 독서문화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본지에서 실시한‘책 읽는 보령 캠페인’10월 당선작으로 대남초 임수희 학생이 응모한 ‘요술쟁이 오즈’가 선정됐다.

요즘 현대인들은 인터넷 문화에 젖어 정보에 밝고 자료를 찾아내는 데는 능숙하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깊은 사려나 이해의 폭은 좁은 것 같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 지녀야 하는 것이 깊은 사려와 이해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깊은 사려와 이해심을 갖출 수 있는 좋은 방법가운데 하나가 독서이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응모자가 많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

전체적으로 비슷비슷한 수준이어서 선정하는데 망설임이 많았다. 그 결과 가장 어린 2학년인 임수희 학생의 ‘요술쟁이 오즈’를 뽑게 됐다.

우선 초등학교 2학년이란 점을 감안 할 때 책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정확했고 나름대로 생각해낸 자기감상을 잘 표현 한 것이 눈에 들었다. 어린이다운 느낌과 생각을 내용과 함께 적절히 나타냈고 기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비교적 잘 했다.

그 밖에 3학년 이은지 학생의‘산가재 들가재’나 6학년 양재석 학생의‘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와 김보희 학생의 ‘장롱 속에 담겨있는 추억’에 대한 감상문도 뽑지 못해 아쉬울 만큼 좋은 글이었다. 또 두 편이나 응모한 김진호 학생은 독서량이나 열의를 칭찬할 만 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감상보다는 내용을 요약하기에 급급한 면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 밖에 한솔빈 학생의‘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다가 갑자기 소크라테스의 지혜로움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 설득력을 잃어 흠이었다. 다른 응모자들도 김진호 학생처럼 내용 요약에 너무 비중을 두고 있어서 아쉬웠다.

독서 감상문이란 글자 그대로 책을 읽은 소감이나 느낌을 써내는 일이다. 책 내용의 요약정리가 아닌 것이다. 즉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내용에 대한 소감이 다를 수 있다.

읽은 이가 자기만의 감상이 어떤지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독서 감상문인 것이다.

임수희 학생은 책 내용의 대목마다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끝으로 황경복씨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독서 감상문의 기본이 완벽하다 할 만큼 좋은 글이었다. 한 가지, “~이다.”나 “~했다.” 등으로 끝내던 종결어미를 마지막 두 문장에서 “~합니다”와 “~습니다.”로 바꾼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특히 서두에 독서감상문을 응모하는 입장을 밝힌 부분에 대해 다소 이의를 제시한다.

독서 감상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쓰는 것이고 학생들만이 전유하는 장르가 아니다.

독서감상문을 썼다고 인품이 손상될 일은 절대 아니다. 그런 면에서 황경복씨의 응모는 모든 이에게 좋은 본을 보여준 매우 바람직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프리랜서 안학수
(아동문학가, 심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