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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禮)의 마루에 서서

2001년 03월 05일 (월) 00:00:00

보령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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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손짓하는 곳
강을 넘어
흘러가는 바람 속에
스며드는 생의 정돈
그 고도(古都)의 의식이 묻어 있는 기둥
그 기둥 넘어로 도포자락 휘감기던
그 선비의 잔잔한 미소
맞다은 곳 예절의 꽃 피어나라

천년의 망울이 오래 참고
한 방울의 정안수를 머금은 꽃잎
슬며시 여미는 갓끈 사이로
고결한 미소 보았네

욕거구이를 꿈꾸며
공자의 나라에서
도포자락 사이 스며든 바람결에
그 씨앗속에
서기 어린 동방의 나라에서
다시 보았네

청풍명월의 내 땅에서
나는 다시 보았네

우리의 손에는 붓을 잡고
가지런히 펼쳐진 그 길 따라
마음에는 사양지심 승사여제의 옷을 입고
그대의 발엔 겸양의 꽃 고무신

이마의 광채는
신전에 선사한 면류관
그의 발자국엔 흠이 없어라

최관수(시인, 충남도 위촉 예절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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