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재 단장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보령에는 대천·무창포해수욕장, 신비의 바닷길 등 ‘물’이 자아내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보령다목적댐’은 물, 자연 그리고 사람이 가장 절묘하게 어우러진 친환경 댐으로써, 푸르고 싱싱한 댐의 자태와 너른 보령호를 싸고도는 아름다운 도로 등은 사랑받고 있는 우리지역 보령 8경중의 하나이다.

보령호는 하구인 부사방조제로부터 14㎞ 상류인 보령시 외산면 용수리와 주산면 동오리를 가르는 협곡에 댐을 쌓아 조성된 인공호수로, 연간 총 125.5백만톤의 흘러 들어오는 물을 가두고 이 물을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흘려보내는 충남 서북부 지역의 물통 역할을 한다.

물통은 물을 너무 많이 담아 넘쳐서도 안 되지만, 너무 적게 담아 마실 때 부족해서도 안 된다.

보령댐이 물의 양을 적절히 담아내는 물통 역할을 원활히 해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부터 우리지역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비의 양과 물의 흐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보령호와 하류 하천의 수위, 용수확보 등을 예측하는 ‘K-water 홍수분석모형’을 지닌 치수관리시스템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댐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가뭄에도 충남 서북부지역 2개시 5개군에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태안·당진화력 등에 사용하는 공업용 물, 그리고 농사짓는 데 필요한 농업용 물까지도 거뜬히 공급할 수 있고, 2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하는 홍수 시에도 댐의 상류지역이나 하류지역의 인명 및 재산피해를 막아낼 수 있는 참 고마운 시설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이 되면 보령호에서는 한 가지 유감스런 모습을 접하게 된다. 댐으로 흘러들어오는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에위니아'로 전국 14개 다목적댐에 유입된 부유 쓰레기가 16만여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이를 수거 처리하는 비용만 해도 70억에 이르리라 추산되고 있다. 우리 보령댐에도 약 500t의 쓰레기가 흘러 들어와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여 수거작업을 했다. 다행히 이번에 유입된 부유쓰레기는 신속하게 수거했으나, 이로 인해 아까운 예산이 해마다 허비되고 있으며, 그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댐에 유입된 쓰레기는 댐의 수질을 오염시켜 결국 우리들이 마시는 물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유쓰레기는 그 종류도 다양해 댐 상류지역의 조림·간벌·건설 등의 과정에서 발생된 초목류와 행락객 등이 투기한 쓰레기, 그리고 농사와 관련된 비닐과 농약병 등으로, 그 대부분이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16만톤의 쓰레기는 누군가가 한꺼번에 버린 것이 아니다.

내가 버린 휴지 하나, 내가 버린 패트병 한 개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예전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 손으로’ 처리하는 기초질서의식으로 쓰레기 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특히 관광객 및 시민들의 손에서 함부로 쓰레기가 버려지는 안타까운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관람 후, 아주 작은 한 조각의 휴지까지도 깨끗이 청소하는 우리 국민들의 모습에 많은 외신들이 놀라워했다. 그 때 우리들은 내가 줍는 휴지 한 장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었다.

보령 다목적댐이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마음으로, 이러한 우리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이 댐을 관리하고 있는 본인의 바람만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자연은 우리가 사랑하고 보호하면, 그만큼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하지만, 만약 우리가 함부로 대하거나, 더럽히면 그만큼 우리를 힘들게 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늘 마음에 간직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