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사업이 전국적 이슈로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여의도의 140여배에 달하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갯벌상실에 따른 생태·환경·경제적 측면에 대한 시민단체, 환경단체는 물론 국민들의 우려와 함께 논란을 낳았다. 이처럼 새만금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크다. 그 교훈을 발판으로 삼아 제2,3의 새만금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금 우리의 갯벌을 생각해 본다. 1. 갯벌이 사라지고 있다. 2. 갯벌의 기능과 영향 /편집자주

갯벌의 기능

우리나라는 갯벌이 넓기 때문에 해산물 생산량이 많다. 우리가 먹는 해산물의 70퍼센트 정도가 바로 갯벌이나 해안습지에서 생의 일부를 보내는 종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갯벌은 상업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연안습지의 생태적 가치는 1ha당 9,900달러로 농경지의 가치인 92달러보다 100배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환경부에서 평가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갯벌의 가치를 네이처보다 높은 23,315달러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갯벌이 수산물의 생산과 어류의 서식지로서 그 가치가 외국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단, 환경부에서 평가한 자료에서는 갯벌의 자연재해조절 항목과 원료공급 항목을 평가하지 않았으며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경작지인 논보다 대략 3.3배가량 높다고 한다.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국내는 연안을 따라 여러 도시와 산업지역이 형성돼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따라서 갯벌의 정화기능에 대한 가치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갯벌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자정능력으로, 염생식물(칠면초, 갈대 등)과 저서규조류, 미생물에 의한 흡수와 분해가 일차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갯벌에서 서식하는 조개류는 정화작용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조개류는 부유물질의 여과섭식으로 수중에 떠다니는 유기물을 제거한다. 연구결과 바지락의 경우 3cm정도 되는 하나의 개체가 시간당 평균 1리터의 해수를 여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바지락의 활동시간상 1일 약 2L의 해수를 여과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곧 갯벌의 정화능력은 약 9천억원 상당의 하수 처리시설보다 더 나은 능력이라는 이야기다.

해안선이 복잡하고 크고 작은 내만이 많은 국내의 서남해안의 갯벌은 예로부터 경제적으로 유용한 어류의 산란과 서식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중 가장 비중이 높은 종류는 연체동물인 조개류이다. 조개류는 연간 약 5만에서 9만 톤이 갯벌과 그 주변에서 직접 생산되며, 조개류 외에도 주요 수산생물로 낙지, 갯지렁이 등으로, 낙지와 갯지렁이는 연간 각각 1천 톤과 5백 톤 이상이 계통 출하된다고 한다.

갯벌은 의외로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생물들은 서식지에 의존해 살아가므로 다양한 모습의 서식지를 가지고 있는 갯벌에서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게 마련이다. 같은 형태의 서식지라도 염분이나 표면 노출시간에 따라 서식하는 생물의 종류가 달라지기도 하고 이웃하는 생물 종류에 따라서 변하기도 한다. 또한 연안 습지생태계는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경계지대에 놓여 있어 서로 다른 두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들을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물의 종류가 더욱 다양하다. 또한 육지에서 유입되는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먹이와 은신처가 많아 산란지나 어린 생물들의 서식지로도 적합하다.

국내 서남해안의 갯벌과 그 주변생태계에 서식하는 어류는 2백여종, 갑각류 2백50여종, 연체동물 2백종, 갯지렁이류가 1백종 이상이 된다. 이밖에도 갯벌은 여러 동물군에 속하는 수많은 해양무척추동물들, 미생물, 2백종류 이상의 미세조류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1백종이 넘는 바다새들과, 50종에 가까운 현화식물들이 갯벌과 연계된 생태계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연안습지에서 서식이 확인되거나 관찰된 바다새는 1백20여종에 달한다. 국내에 기록된 수조류가 173종이고 이 중에는 희귀조류가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많은 종류의 바다새가 연안습지에서 서식한다. 서해안에서 관찰된 조류 중에 개체수가 1만개체 이상인 종은 11종으로 전체 출현종의 9%인 반면에 10개체 미만인 종은 37종으로 32%에 해당한다.

새는 환경지표 생물로 널리 활용된다. 이는 조류의 장점인 쉽게 눈에 띄고 다른 동물군에 비해 비교적 동정이 쉽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갯벌의 영향

갯벌은 그 지역의 수계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 갯벌은 홍수에 따른 급속한 물의 흐름을 완화해 저장하는 역할로 물의 흐름을 장기간에 걸쳐 조절이 가능하다. 따라서 갯벌은 단기간 홍수량을 조절해 홍수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감소시킨다. 또한 갯벌은 태풍이 연안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태풍의 영향을 감소하는 완충역할을 한다. 따라서 갯벌은 태풍으로부터 육지지역에 대한 피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습지는 홍수나 빗물 등 표면수의 급류를 차단하여 흡수함으로써 동시에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물이 갑자기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는 홍수피해를 막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습지의 이런 물의 범람 위기를 막아주는 기능 때문에 습지 복원사업이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국내 서해안은 한강과 임진강, 금강 등 많은 강이 유입되는 주요한 하구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많은 조류들에게 중요한 습지를 제공하고 있다. 서해안 일대는 넓은 퇴적층이 형성되어 오래 전부터 농경지로 이용되거나 염전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농경지와 염전은 다양한 조류에게 먹이와 휴식처를 제공해 왔다.

국내 갯벌의 주요 훼손요인은 매립과 간척에 의한 것이다. 매립과 간척은 1,200년대인 고려시대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량 확보를 위한 농경지 마련이 목적이었다. 이러한 간척사업은 오랜 세월동안 서남해안에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이루어졌다.

대단위 간척사업은 필연적으로 해안의 서식지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해안의 환경을 변형시켜 주변의 자연과 지역주민의 삶 또한 변화시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시화호와 새만금 지역의 간척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간척과 매립 외에도 해안개발에 따른 연안의 오염도 연안습지의 생태적 기능을 저하시켰다. 특히 산업단지에서 유출되는 폐수나 돌발적인 오염사고에 의한 유류유출 등은 일시에 생태계를 파괴하고, 도시로부터 지속적인 생활하수의 유입도 점진적으로 해안환경을 악화시킨다.

서해안 습지의 대부분은 간척으로 인해 임해공단과 신도시로 조성되거나 항만시설과 농지 등으로 전환, 조성되고 있어 많은 물새들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에 서해안 대부분의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간척사업은 많은 습지를 파괴하여 왔으며 물새류의 종 비율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갯벌은 어패류의 산란장 역할을 한다. 이는 곧 지역어민들의 생활터전으로 중요 어족자원을 지탱하는 구심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패류의 산란장인 갯벌이 간척 및 매립에 의해 어족 서식지의 파괴를 야기 시켜 수산물의 생산량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매립후의 영향으로 인한 오폐수, 유기잔류농약, 생활오수 등 각종 수질오염물질의 배출량 증가는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어획량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게 돼 지역어민들의 경제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료출처....국토연구원, 해양수산부 갯벌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