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신문>이 창간 17주년을 맞았습니다.

<보령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애독자, 보령시민, 그리고 몸은 떠나 있어도 마음만은 늘 고향을 생각하는 출향인 여러분들의 격려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독자는 “보령신문이 있기에 보령은 희망이 있다”는 과분한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듣기에 부담스럽기도 한 이야기였지만, <보령신문>을 구독하는 독자층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17돌을 맞는 지금도 지역언론의 갈 길은 앞으로도 거칠고 험하다는 생각입니다. 진실보도를 통한 책임언론 구현과 지역사회 여론 형성의 공기(公器) 역할이라는 과제에 더해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경영의 어려움은 <보령신문> 임직원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내 고장 보령을 사랑하는 마음,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우리 고장에 지역언론이 꼭 필요하고, 이에 더해 보령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명감, 그리고 지역사회의 각종 문제를 시민과 함께 풀어나가려는 열정이 우리를 계속 이 길에 붙잡아 놓을 것입니다.

어느 책에선가 정(正 바를)자에 대한 어원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을 보면, 正의 위에 있는 있는 一 은 원래는 타원의 모습으로 성(城)의 모습을 본뜬 것이고 밑의 지(止)는 발자국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正은 원래 군사를 이끌고 성을 향해 쳐들어 간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힘이 있어 남의 성을 공격하는 쪽은 다 올바르다’라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이렇듯 언제부턴가 ‘힘이 곧 정의’라는 이론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기에 너도 나도 힘을 갖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합니다. 이런 사회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군사정권의 종식 후 우리는 민간정부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상식을 배반당한듯한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올바른 것이 힘을 갖게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힘이 곧 정의’ 인 정치권을 통과하다보니 희미해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보령신문>을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는, 옳음보다는 힘을 정의라고 생각하는 세력들에 의해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을 받아 왔지만, 결코 굴하지 않고 이제까지 버티어 왔습니다. 또 앞으로도 ‘올바른 것이 힘을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러했듯이 앞만 보고 나아갈 것입니다.

존재가치가 부정당하는 있으나 마나한 언론은 결코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반드시 실현할 것입니다.
<보령신문>이 지역신문으로서 전국에서 인정받을 만큼 튼튼하게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침묵하는 다수의 격려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보령신문>은 이러한 여러분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층 더 분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