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전, 행정도시 놓고 치열한 공방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충남지역신문협의회(회장 이평선) 주최로 25일 충남 홍성군 소재 홍성문화원에서 열린 ‘제 1차 충남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는 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 민주노동당 이용길 후보가 참석했으며, 국민중심당은 후보결정이 늦어지면서 이명수, 이신범 후보가 이날 토론회에는 불참했다.

이날 합동토론회를 주최한 충남지역신문협회(이하 충지협) 이평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충남언론을 책임지는 충지협에서 도민들의 알권리를 충족 시켜야할 의무와 후보들의 학연 지연에 의한 선거가 아닌 정책과 공약으로 도민들에게 올바른 선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번 토론회의 사회는 혜전대 김진욱 교수가 맡았으며, 중앙단 의석수에 의해 열린우리당 오영교 후보,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 민주노동당 이용길 후보 순으로 배석됐다.

■토론(이하 당명칭 생략)

▲오영교-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는 부자 충남의 첫 단추”라며 “행복도시의 최대 암초는 한나라당인 만큼 절대 한나라당 도지사를 당선시켜서는 안 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한나라당은 여전히 극구 반대하면서 도민의 열망을 배반하고 있다. 바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도시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충남의 성장과 발전을 이룰 적임자는 저 오영교다”고 오 후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재오 원내대표 등 59명이 행복도시 폐지 법률안을 제출해 놨다. 마음만 먹으면 좌초된다. 아무리 이완구 후보가 열심히 한다 해도 당을 어기면서는 불가능하다. 한나라당은 역시 충남 행복도시 반대당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행복도시가 좌초되든지 아니면 과천보다 더 작은 소도시로 그칠 것이다.”등을 지적했다.

▲이완구- “벌써 한나라당에 포문을 여는 것을 보니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행복도시가 충남 전체의 발전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충남을 둘러싼 거시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수들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때로는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이것을 해쳐나갈 수 있는 사람을 뽑아낼 수 있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행복도시는 행복도시 자체가 아닌 서천, 당진, 금산 등 충남도 전체와 연계해 발전시켜야 한다. 도지사는 충남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이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용길- “행복도시는 필요하지만 집값상승, 전세 값 대란 등으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어려움을 고려치 않고 있다”며, “이 시대의 정신은 개발이 아닌, 복지이며 나는 복지 도지사, 빈곤 및 차별을 철폐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서민 정치를 표방했다.

▲오영교- “한나라당은 행복도시 가장 핵심적인 지도부들이 폐지안을 제출했다”며, “제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그렇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론부터 정리해야 한다”며 비난했다.

▲이완구- “정당에 입문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정치인이 다 된 것 같다. 뭔가 알고 말씀했으면 좋겠다. 폐지안은 한나라당이 낸 게 아니라 수도권에서 낸 것이다”라며, 한나라당의 당론이 아닌 몇몇 수도권에서 제기했음을 밝히며, “행복도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충남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오 후보의 공세를 일축했다.

▲오영교- “너무 흥분하신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행복도시를 당론으로 찬성했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 이게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완구- “국회의원을 안 해서 모르시는 것 같은데 박근혜 대표의 말은 곧 당론과 같다”며, 박 대표는 행복도시의 찬성해 왔음을 밝히며, “그리고 폐지법안 냈을 때 열린우리당 의원도 반대했던 의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신행정수도로 재미를 봤다”고 꼬집었다.

▲이용길- “행복도시 얘기하다가 전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라며, “따질 건 따져야 한다. 행복도시만 만들면 200만 도민이 다 행복한가. 수도권 과밀해소, 국토 균형발전 찬성한다. 그러나 행복도시는 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떠올랐었다. 행복도시의 꿈속에 한편에서는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비용이 16.9% 올랐다. 땅 있는 사람들은 몰라도 서민들은 천정부지로 뛴 땅값과 임대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복도시로 건설되길 바라지만 피해를 보는 서민들에 대한 대안을 왜 만들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것이 행복도시의 출발점이다”고 주장했다.충남도청이전과 관련해서는 국비 확보를 놓고 오영교 후보와 이완구 후보가 공방을 벌였으며 이용길 후보는 지방행정구역개편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용길- “국회에서 지방행정구역개편안이 오는 2010년 결정되면 하급관청인 충남도는 따를 수 밖에 없는데 두서없이 결정됐다”고 지적하자.

▲이완구- “여야가 논의중인 지방행정구역개편안은 오히려 소지역주의를 심화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분권화에 역행하므로 전혀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영교- “지방행정조직의 중층구조의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며, “국민충격을 감안해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심중함을 보였다.

이날 지정토론에서 오영교 후보와 이완구 후보 간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이완구 후보는 오영교 후보의 경험 부족, 국회의원을 해보지 않은 경험부족 등과 행복도시건설을 위한 예산확보방법 등 현실론을 펼쳤으며, 오 후보는 이완구 후보에게 한나라당의 행복도시 반대여론에 대해 비난했다.

또 민주노동당 이용길 후보는 두 후보의 행복도시의 공방을 보며 안타깝다며, 예산을 위한 국회의 투쟁은 나에게 맡겨 달라고 해 방청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도청이전 관련해서는 오영교 후보와 이완구 후보는 “한시라도 빠른 시일내 옮겨야 한다, 이에 앞서 천막으로 임시 청사라도 먼저 와야 함”을 강조했고, 이용길 후보는 “도민들이 도청에 1년에 몇 번 가보겠나, 예산의 반을 복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행복도시 관련 실질적인 추진을 원하는 후보와 당론을 거론하는 후보,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후보간의 공방이 있었으나 이미 때 지난 행복도시문제를 집중 거론해 다른 의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한편, 2차 토론회는 오는 5월 24일 오후 2시 공주문화원에서 개최예정이며, 공주대학교 국어교육과 구중회 교수 사회로 진행된다.

/충지협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