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명문으로 잡은 대천고등학교(교장 장광순). 요즘 이 학교에 경사가 났다. 라디오방송국에서도 찾아오고 내노라하는 일간신문에서도 취재를 한다고 난리다. KBS에서는 이미 취재예약을 해놓은 상태다.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방송과 언론이 이 조그만 시골 고등학교를 찾는 것일까? 언론의 관심을 단번에 끌게된 것은 바로 이 학교 축구동아리 '발버둥' 때문이다.
회원 50여명의 발버둥은 놀랍게도 '2001 Footty League 한국 쥬니어 클럽 축구대회(이하 푸티리그)'에서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름도 생소한 푸티리그는 올해가 첫 대회로 대한축구협회에 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순수한 아마츄어들이 벌이는 축구잔치이다.
발버둥이 출전한 18세 이하 경기에는 전국에서 모두 52개의 팀이 출전해 7월 26일부터 9월2일까지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렀다. 대전·충청지역에서는 모두 10개팀이 참가해 8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동안 예선전을 가졌고 12명의 정예멤버로 출전한 발버둥은 네 차례의 예선경기를 모두 이겨 지역예선 1위팀 자격으로 8강이 겨루는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결선 1·2차전을 각각 2대1로 승리한 발버둥은 결승에서 강팀 부평공고를 접전 끝에 1대0으로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발버둥 주장 오명수(3학년)군은 상대팀이 강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도 그럴것이 부평공고팀에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선수가 3명이나 미드필드에 포진하고 있었다. 발버둥팀은 주장 명수군만이 대천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그저 축구가 좋아서 취미로 축구를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발버둥팀 12명의 선수중 한 명은 이미 예선경기에서 허리를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였고, 나머지 선수들도 온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기를 치뤄왔던 터라 힘든 경기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상대의 탄탄한 전력에 발버둥팀은 수비를 위주로 한 속공으로 맞섰다. 전반은 0대0. 후반들어 부평공고의 공격이 매서웠다. 그러나 발버둥에게도 장점은 있었다. 서로의 눈빛만 봐도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있는 조직력이 발버둥의 준비된 무기였다.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기회가 왔다. 수비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명수군이 단독 드리블을 하다 왼쪽 골에어리어 라인 근처에서 날린 슛이 부평공고의 골문을 연 것이다.
이 골 하나로 발버둥은 대망의 우승컵을 움켜쥐었고, 명수군은 푸티리그 MVP에 올랐다.
"사실 지역대회에서는 우승할 거라고 생각지만 본선 우승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예선전부터 결승까지 철벽수비를 자랑한 이재선(3학년)군은 쉬는 시간을 쪼개 틈틈히 연습을 해오면서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낸 발버둥이 마냥 대견하기만 하다.
발버둥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대천고등학교의 스타이다. 이러한 발버둥에게 고마운 분들이 있다. 조기축구팀 광개토팀 선배들은 푸티리그에 출전하기전 연습경기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줬다. 또 보령시축구협회(회장 임성희)는 신춘호축구교실에서 지도하고 있는 신춘호감독을 통해 개인전술과 세트플레이 등을 지도해 줬다. 장광순 교장선생님은 발버둥이 푸티리그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발버둥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0월에 있을 현대자동차배 세계미니축구 선수권대회 한국예선에 참가해 세계무대에 뛰어드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해 리복배 전국풋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한 발버둥의 힘은 꾸준한 노력과 자신감이다.
/김병철기자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
2024.5.2 목 09:38 
webmaster@charm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