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없이 이 자리에 섰지만 오늘은 가슴이 떨리고 숙연한 마음입니다. 웅천에 시집와서 32년, 그 중 20여년을 웅천농협에 근무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여러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있이라면 무엇이든 찾아서 욕심을 갖고 열심히 해왔습니다. 아쉽고 떠나는 마음 또한 섭섭함이 남아있지만, 유능한 후배님들과 농협을 사랑하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든든한 마음으로 떠납니다. 감사합니다.”

▲ 배금령 상무(우)에게 조경자 회장(좌)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9일 웅천농협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송별회장에서 이 날의 주인공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전한 인사말이다.

이날 마련된 아주 특별한 송별회장, 바로 20년 3개월간 웅천농협에서 근속 후 지난 달 28일자로 명예퇴임한 배금령 상무를 위한 자리였다.

이날 송별회장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웅천농협 산하 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회장 최용자)·농가주부모임(회장 조경자)·새마을부녀회(회장 박길순)·농촌사랑자원봉사단(회장〃) 등 4개 단체 회원들이 그 동안 웅천 지역 여성들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배 상무를 위해 직접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날 송별회장에는 각계의 여성대표를 비롯한 웅천지역 여성회원등이 대거 참석했으며, 웅천농협산하 여성단체 회원들을 대표해 조경자 회장은 배 상무에게 마음과 정성이 모인 감사패와 선물을 전달하고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각 농협 여성복지 담당자들과 지인들도 배 상무의 노고에 감사하는 선물과 격려의 마음을 보냈다.

특히 최용자 회장은 인사를 통해 “어린 자녀들이 집 문을 열고 처음 찾는 사람이 어머니라면, 우리들이 농협을 방문해 처음 찾는 사람이 배 상무님 였다”며 “그 동안 농협직원이기보다도 포근한 엄마처럼 여겨졌기에 더욱 보내드리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박길순 회장은 송별사를 통해 “처음 그 모습 그대로 우리들 곁에 자리해 준 것에 감사하고 그래서 더욱 아쉽다”며 “농촌에 살더라도 자존심을 가지고 멋지고 아름답게 살자는 말과 진솔한 모습으로 일할 때의 열정을 깊이 새기겠다. 대장암 수술을 받고도 흔들림 없이 어려운 표정 한 번 보이지 않고 의연하게 일에 임했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농협을 떠나서도 큰 나무로서 우리들의 바람막이가 돼 달라”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의 송별사가 이어지는 동안 참석했던 회원들은 아쉬움의 눈물로 송별회장을 숙연하게 했으며, 배 상무는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생활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2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같은 길을 가며 농촌 지역 여성들에게 큰 힘이 돼 주었던 배금령 상무.

이에 큰 지주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으로 정성의 마음을 다해 조촐하지만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던 웅천농협 산하 여성회원들.

이기주의 팽배로 간혹 서로를 헐뜯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석인 목소리들이 높은 가운데 이날의 송별회장의 모습은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배금령 상무는 1985년 웅천농협 서기로보 입사해 부녀부장 승진(‘91년), 상무 승진(96년), 올 2월 28일까지 20년 3개월 동안 웅천농협에서 근속했다.

배 상무는 주부대학 총 6기 900명의 학생(‘89~ ’95년까지)을 수료시켰으며, 환경대학원 개설 운영, 꿈나무 어린이교실 400명 수료(‘90~’97년), 농악반·합창반·수지침반 등 각종 취미교실운영, 최근까지 문화복지센터를 운영해 농촌사랑자원봉사단과 함께 간병인 교육, 아동청소년 교육, 적극적인 부모훈련상담교육, 밑반찬과 이미용봉사등 복지사업을 다양하게 실시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건전한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참여 및 여성의 자아실현에 기여했다.

이런 유공으로 제1회 전국여성복지대상·농협중앙회장상·지역본부장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국 유일의 농협중앙회 인사제도 개혁 위원회 위원 위촉 2년간 활동했고 충남연수원에서 여성복지실무·사례 및 지도를 2년간 강의했으며, 중앙회와 회원 농협간 교환근무도 실시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령도서관 주부문학회 보령예지회와 보령문학회원으로 시와 수필 등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