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심사가 편치 않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기쁜 소식 보다 언짢은 얘기가 더 많았다.

대학교수들이 2005년 한국사회를 풀이하는 사자성어로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이라는 뜻의 사자성어인 ‘상화하택(上火下澤)’을 뽑았다.

‘상화하택’은 주역(周易)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2003년엔 ‘우왕좌왕(右往左往)’했던 우리 사회가 2004년에는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약간은 낯선 말로 표현했었다.

또, 2005년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드러났음을 지적하며 ‘양두구육(羊頭狗肉, 양머리를 대문 앞에 달아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을 꼽기도 했다.

2004년과 다를 바 없이 계속된 한국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이 선정의 큰 배경이 된 것 같다.

나라운영을 방치하며 벌이는 정쟁,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둘러싼 비생산적인 논쟁과 지역갈등, 해방 60주년이 돼도 계속되는 이념갈등에서 보여지듯 서로 상생하지 못한 채 분열만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집단민원, 시위·집회가 많았고. 이런 저런 괴소문들이 시중에 떠돌며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본지의 미숙함으로 인해 신년 벽두부터 터져나온 오보사태로 당사자인 이시우 시장은 물론 독자와 시민들께 혼란을 드렸던 점에 대해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자인하며 이에 대한 어떤 책임도 감수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새해를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상화하택의 허물을 뒤집어쓰고 살지는 않았는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의견과 태도의 차이를 이해와 포용으로 안으려 하지 않고 비판과 질책으로 눈을 부라리곤 했던 것은 아니었나.

그러니 상대방만 다그칠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향한 질책이요 호된 꾸지람일 수 밖에 없다.

상화하택의 세계가 ‘나와 우리만 옳다’는 식의 사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자신의 삶과 태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의 빈곤에서 그 근원적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상화하택의 세계에서도 해원(解寃)과 상생(相生)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희망의 가져본다.

해원상생(解寃相生)의 길은 ‘나와 우리’를 반성하고 ‘너와 남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반성과 뉘우침, 그리고 이해와 용서없이 해원이 있을 수 없고 상생의 길도 열리지 않는다.

부디 올 한해는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삶과 앎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살았으면 좋겠다.

나로부터 해원상생을 시작해 이웃과 친구, 그리고 우리 사회로 번져 갈 때 2006년 한 해는 ‘해원상생(解寃相生)’의 해로 기억돼 대학교수들이 2006년을 가리켜 ‘태평성대(太平聖代)’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