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아드보카트로 감독이 교체된 이후 승승장구 하고 있다. 단지 승리 뿐만 아니다.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고 한번 해보자는 투지에 불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최진철의 선취골과 이동국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골도 골이었지만 공-수 조직력의 완벽에 가까운 승리였다.

같은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감독에 따라 이렇게 실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아드보카트’ 그가 한국 팀의 사령탑을 맡기 전에는 아랍에미리트 국가대표 감독이었고, 한국에 오기 전에 거기서 받았던 연봉이 한국의 두 배였다지만, 그는 돈보다는 축구 감독의 명예와 자존심에 더 큰 의미를 뒀던 것이다.

연봉에 미련을 두지 않고 한국 팀을 기꺼이 맡은 그에게서 우리는 그의 강한 승부근성과 축구에 대한 애정과 소신을 느낄 수 있다.

취임 첫 날부터 선수들의 기를 잡고 기선을 제압하는 프로다운 그의 행보에서 무언가 일을 낼 것 같은 좋은 예감을 느끼게 해줬는데, 감독이라고 다 같은 감독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에게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그에게서 감독의 의미가 무엇이며 감독의 역할과 권위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됐고, 2002년 월드컵 때의 히딩크 감독처럼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는 그의 안목과 능력에서 바로 직전에 우리 대표 팀을 맡았던 두 명의 감독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한국 축구팀 감독으로 지명되고 나서 부임할 때까지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에 그는 이미 선수들의 능력과 소질과 성향을 다 파악했고, 선수들의 능력에 따라 제자리에 바로 위치시키고 경쟁시켜서 기량이 늘게 할 궁리를 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매 경기마다 승전을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까지 그는 감독도 격이 있음을 보여줬고, 감독의 리더십이 팀을 어떻게 만드는가를 리얼하게 보여줬다.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모처럼 대표 팀의 승전보를 접하면서 짜증나는 정치판을 축구판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드보카트 감독처럼 시원스러운 리더십을 정치판에서 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서이다.

만일 아드보카트 감독이 언론의 비판에 신경질을 부리고 맞서서 고함치고 변명에 급급한다면 팬들은 그에게 ‘고홈(Go Home)!’을 외칠 것이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지도자가 국정을 어떻게 운용 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는 아시아의 용도 되었다가 아시아의 지렁이로 전락하기도 한다.

축구만 같아도 감독을 갈든 말든 했을 터인데 정치판에선 그러지도 못하고 냉가슴 앓는 백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지도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 같은 리더십을 기대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