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자와 정권이 ‘정의사회 구현’을 국가적 목표로 삼았던 때가 있었다. 5공 때 관공서와 학교의 현관 앞에는 빠짐없이 이 구호가 내걸려 있었다. 헌정사상 ‘정의(正義)’ 라는 말이 그 때처럼 살벌한 느낌을 준 적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집권자와 집권세력의 말 한 마디, 캐치프레이즈 하나에도 폭력의 냄새가 묻어나던 때였다. 부조리 무질서를 ‘삼청 교육’이라는 것으로 쓸어내겠다며 기세 등등했던 정권이 내건 ‘정의’가 ‘폭력’말고 무엇을 상징할 수 있었겠는가.

요즘 MBC 드라마 ‘제5공화국’ 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전두환 씨다. 12.12 사태를 일으키고, 주위의 권유를 못 이긴 채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서서히 한국의 현대사에 지우지 못할 우리민족의 아픈 상처(?) 골고다의 언덕을 기어오르고 있다.

 `제5공화국’의 연출자 임태우 PD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신군부의 정권찬탈에 맞선 광주시민들의 투쟁이었다는 것을 그릴 계획이며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당시 신군부는 무엇을 했을까? 이다” 라고 밝혔다. 그는 “신군부가 어떻게 광주를 대하고 항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줄 계획이다. 이드라마가 방영되면 신군부는 난리가 날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전사모(全思慕 전두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마당에 웬 `전사모’란 말인가?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씨의 역할을 그들은 영웅적(?)으로 보았을까. 한 나라의 대통령 씩이나 했다는 사람이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지나가는 소가 웃을 말을 눈꼽만큼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해대는 사람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니...

문제는 심각하다. 그들에겐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권만 잡으면 승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의 눈에는 광주시민이 다 폭도로 보였을 게 틀림없다. 최근 신군부 인사들이 `5.18은 정당한 진압’ 이라는 서신을 드라마 제작진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정의로웠다는 말일 것이다.

‘정의’가 무엇인지를 정의(定義)하기란 쉽지 않지만 무엇이 정의에 반하는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첫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부도덕이다.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은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다.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나라, 또는 지역은 정의롭지 못한 나라며 지역이다. 그게 혹 우리 동네는 아닌가.

이들(정부 및 정치권의 일부 부도덕한 리더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가며 이 동네, 저 동네를 휘젓고 다닐 것이고 순진한 시민들은 그런 감언이설에 넘어가 그들에게 한 표를 주겠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분들! 더는 죄를 짓지 말고 제발 정치에서 손을 떼시길…. 개인적 또는 집단적 욕심이야 이해못할 바 아니지만 그것 채워주자고 나라와 국민들까지 정의롭지 못한 부류로 전락하고 말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