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기자] = 농협 간부가 회계책임자 여직원과 함께 농협 미곡처리장에 근무하면서 납품대금을 차명계좌로 받는 등의 수법으로 33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보령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미곡처리된 쌀을 납품하고 대금을 법인통장이 아닌 차명계좌로 받는 수법으로 33억을 횡령한 주포 농협 황모(46)씨와 회계담당자인 신모(33)씨에 대해 업무상횡령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로부터 제반업무를 처리하는데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2천5백만원을 수수한 전무 이모(54)씨에 대해서도 배임수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과 농협에 따르면 황씨와 신씨는 지난 2001년부터 신씨의 제부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든 후 거래처인 서울 양재동 모 공동체에 쌀 납품대금을 농협법인통장이 아닌 차명계좌로 송금해 줄 것을 부탁해 송금 받는 한편 김·이씨 등이 원료곡을 납품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원료곡을 납품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만들어 차명계좌로 납품대금을 송금 받는 수법으로 지난 4월 10일까지 3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다.
또 이모 전무는 2001년부터 황씨로부터 제반 업무를 처리하는데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3주에 한번씩 2백만원에서 3백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지난 9월 24일까지 2억2천5백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주포농협은 이런 사건이 일어나자 전현직 간부 6명에 대해서도 예금지급 정지명령을 내리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포농협은 지난 9월 30일부터 감사를 벌여 33억원이 빈 사실을 파악, 경찰에 고발했으며 경찰은 황씨 등이 또 다른 차명계좌 등으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주포농협은 2년마다 정기감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들이 3년 가까이 돈을 빼돌렸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포농협은 1,87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있으며 금융, 유통, RPC 사업으로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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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7 화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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