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나봐 구름이 하늘에게 가만히 안기는 걸 보면 가을이 오나봐 까치가 감나무에서 뱅뱅 도는 걸 보면…”

가을을 더욱 아름답고 풍성하게 느끼게 하는 나무, 감나무는 예로부터 일곱 가지 덕이 있다 해서 예찬을 받아온 나무다.

일곱 가지 덕이란 첫째 수명이 길고, 둘째 그늘이 짙으며, 셋째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넷째 벌레가 생기지 않으며, 다섯째 가을에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맛이 있으며, 일곱째 낙엽은 훌륭한 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좋은 나무라는 뜻이다.

또 감나무는 잎이 넓어서 글씨 연습을 하기에 좋아 문(文)이 있고, 나무가 단단해 화살촉 재료가 되기 때문에 무(武)가 있으며, 열매의 겉과 속이 똑같이 붉어 표리(表裏)가 동일하므로 충(忠)이 있고, 노인이 치아가 없어도 홍시를 먹을 수 있어 효(孝)가 있으며,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열매가 가지에 달려 있으므로 절(節)이 있어 문무충절효(文武忠節孝)의 다섯 가지 절을 갖춘 나무라고 했다.

또 나무는 까맣고 잎은 푸르며, 꽃은 노랗고 열매는 붉으며, 말린 곶감에서는 흰 빛의 가루가 나와 5색을 모두 갖춘 나무라 해서 예찬하기도 한다. 민간의학에서는 풋감의 떫은 즙과 나무의 잎을 중풍, 고혈압 등의 치료와 예방에 쓰고, 감식초, 감떡, 곶감 등 감으로 만든 여러 가지 식품들도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좋은 약이 되기도 한다.

우리 보령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시내 곳곳에 감나무를 심어 가로수로서 뿐만 아니라 가을이 오면 시민들에게 푸근한 정취를 느끼게 해 주는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지역민들이야 늘상 보는 풍경이어서 그저 담담하기만 하지만 도시 삶에 삭막했던 외지 사람들은 감나무에 달린 홍시하나 만으로도 고향의 정과 푸근함을 함께 느낄 것이다. 어차피 예쁜 꽃 치고 열매가 변변한 것이 없고, 열매가 귀한 것은 꽃이 시원찮은 법. 좋은 것만 다 골라서 갖는 이치는 없다.

약간의 단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더 아름다운 가로수 감나무의 고장을 만드는 것도 지역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감나무가 가로수로는 적합지 않다며 홍시가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감나무 가지가 상점의 간판을 가린다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외지인들이 자동차를 타고 오다보면 가로수의 감을 보고 탄성을 지르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다며 감나무 가로수의 보전이 지역을 홍보하는데 많은 효과가 있을 거라는 의견을 내놓는 주민들도 많다.

감나무 가로수를 잘 가꾸기 위한 방안을 공모해서라도 감나무 가로수를 보전하고 가꾸는 데 시민들의 정성을 이끌어 내보면 어떨까. 즉 감나무는 해거리를 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줄기에 상처를 내준다든지, ‘아름다운 감나무 컨테스트’ 등을 통해 시상하며 격려한다든지 함으로써 감나무 가로수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잘 가꾸어서 넉넉한 인심의 고장 보령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시월이면 생각나는 보령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 어떨까.

가로수 감나무처럼 푸근한 미소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