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과의 바닷고기인 전어는 ‘가을 전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이다.

전어가 가을에 맛있는 건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3~8월 산란기에는 기름기가 빠지고 마르기 때문에 맛이 없다.

산란기가 끝난 후 몸에 살이 오르면서 전어의 차진 맛이 살아나는데, 그 맛의 절정은 11월이다. 하지만 10월이 넘어가면 뭍 가까이 있던 전어들이 넓고 깊은 바다로 이동하기 때문에 잡기가 힘들어져 전어잡이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한철을 이룬다.

예로부터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말’이라 했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느니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걸어 잠그고 먹는다’고 할만큼 별미 중 별미로 꼽혀왔다.

‘돈이 아깝지 않은 고기’라는 의미에서 돈 전(錢)자를 써 전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어는 비린 듯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넘쳐나는 생선이다.

전어는 DHA와 EPA 등의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낮춰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뼈째 먹는 만큼 칼슘 섭취량이 뛰어나고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피로해소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가을철 최고의 웰빙 생선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전어잡이는 최근 막 시작됐다.

성질이 급한 전어는 수족관에서 이틀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딱팔딱 뛰어 오르는 신선한 놈이 아니면 상에 오를 수가 없다.

전어요리는 구이·회·무침 세 가지다. 구이는 통째로 구워 뼈째 먹는다. 가시를 다 발라내고 먹는 사람도 있지만 맛을 아는 사람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다. 회 역시 비늘과 내장만을 제거한 뒤 뼈째 썰어 낸다.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 상추에 입안이 터지도록 크게 싸먹어야 제맛이다. 마늘, 양파, 당근, 오이, 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은 지방이 많은 가을전어의 기름진 맛을 없애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각종 채소의 비타민과 무기질까지 함께 섭취하므로 청소년·성인은 물론 어린아이들의 영양식으로도 좋다.

전어는 무침, 구이, 회 못지않게 젓갈로도 유명하다.

젓갈 중 으뜸으로 꼽혀 온 전어젓은 내장 가운데 하나인 ‘밤’만으로 담그는 전어밤젓,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전어속젓·돔배젓’, 전어새끼로 담근 ‘엽삭젓·뒈미젓’ 등이 있는데, 젓갈은 내장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단백질·지방이 풍부하다.

‘신비의 바닷길’ 로 유명한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오는 24일부터 20일 동안 ‘전어축제’가 열린다. 해산물 먹기대회, 연예인초청 어울마당, 디스코경연대회, 신비의 바닷길 체험 등의 푸짐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하니 가족, 친구, 연인들이 볼거리·먹거리를 즐기면서 가을 정치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마침 추석도 끼어있어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도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어떨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