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시장 취임 후 2년 동안 가장 잘 한 일이 있다면, 업무추진비 지출내역 공개가 아닐까 생각한다.

1988년부터 정보공개제도(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가 시행된 이후, 여러 시민단체에서 이 제도를 활용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출에 대한 감시활동을 펴 왔고 그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 공개 문제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지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비공개, 또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공개하고 있고, 우리와 인접한 충남도내 자치단체들도 몇몇을 제외한 많은 시·군에서는 아직도 공개를 유보하고 있는 형편이다.

흔히 ‘판공비’ 라고도 불려지는 업무추진비는 그 용도가 매우 불명확하고 애매하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동안의 실정이었다. 그래서 많은 경우 기관장들이 분명한 용도도 밝히지 않고 시민들의 세금으로 밥도 사고 술도 사고 선물도 사고 기부도 하고, 심지어는 현금도 빼 갈 수 있었던 것이 지난 날의 관행으로 아직도 ‘주머니 돈이 쌈지돈’ 이라는 인식이 일부 지자체장들의 인식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보령시에서는 이시우시장이 선거공약으로 업무추진비 분기별 공개를 약속했고, 그 약속에 따라 2003년부터 분기별로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을 공개하고 있는 것은 투명하고 열린 행정을 향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시장의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의 전면적 공개는 지방자치제도가 뿌리 내려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행정기관의 민주성과 투명성, 책임성이 본격적으로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는 동시에 시민은 ‘민원인’ 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권자’ 임을 선포하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아도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이왕 공개할 바에는 공개 방법에 대해 개선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서만 공개하고 있는데, 좀 더 범위를 넓혀 매월 발행되는 ‘만세보령’ 소식지에 공개한다면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7월 1일 공개한 2/4분기 지출내역을 조회한 네티즌은 모두 12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만세보령’ 소식지를 통해 공개한다면 보령시민 모두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두 번째는 좀 더 상세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예를 들자면 ‘홍보용 지역특산물 구입’ 이라고만 하면 그 내용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어디서, 무엇을 구입해 어떻게 사용했다는 상세한 설명을 표기한다면 시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불가피한 현금사용의 경우에는 영수증 첨부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세한 설명을 붙인다면 업무추진비 지출내역 공개 취지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된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이 제도를 통해 보령시의 예산이 더욱 투명하게 집행되고,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의회나 타 기관에도 자극제가 되어 앞다투어 공개되는 열린 사회로 가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