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사가 정치판이 되었나 모르겠다. 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그래도 평년작은 되었는데…(중략), 의리있고 서민과 가깝다고 생각되는 분을 찍었는데…(중략) L의 계열과 돈과 친족들까지 가세했으니 정말 가관이다…(중략). 빽줄과 돈가지고 뒷문으로 들어온 자들이 추운 겨울 안방을 차지하고…대문으로 들어온 자들은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다…(후략)”

지난 13일 보령시 인사 발표 후 전공노보령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일부이다. 이 밖에도 ‘고스톱만도 못한 인사’ ‘계획도 평가도 필요없는 내 마음대로 하는 인사’ 등등의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라는 말을 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치도 경제도 행정도 생산현장도 마찬가지다. 능력있는 사람이 적절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의 첫 번째 원칙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이다. 공정성을 잃은 인사는 설득력을 잃게되고 조직의 힘을 약화시키며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함은 물론 그 후유증과 피해가 결국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원칙은 인재의 적재적소(適材適所) 배치다.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여 지역민들에게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보령시가 과연 그런 인사를 하고 있는가? 자치단체장을 민선으로 뽑기 시작한 이후 인사를 이용한 단체장의 자기 사람 만들기는 이미 관행(?)이 돼 버렸다. 그러기에 오히려 ‘인사가 만사’ 가 아닌 ‘인사가 망사(亡事)’ 라는 말에 더 수긍이 간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인사가 ‘적정인사’ 보다 ‘편중인사’ ‘밀실인사’ ‘정실인사’ 의 사례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이시우시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무원칙한 보복성 인사라는 혹평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이시장의 인사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이시장의 인사시책에 회의를 나타내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인사의 기본인 공정성과 적재적소의 원칙이 지켜졌는가에 대한 회의다.

첫 번째는 웅천폐기물매립장증설과 관련한 도시계획변경 신청서가 충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도 못한채 절차 및 자료미비로 반려됐다. 그 해당부서 업무에 정통한 공무원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망신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이시장이 직접 책임을 진다는 말인가 묻고싶다.

또 하나는 현업을 지원하는 자리에만 있어야 하는 인사담당부서 요원들이 무더기로 승진됐다. 실질적인 승진요원 9명 중 총무과 소속 공무원 4명이 승진된 것이다. 특히 인사담당의 승진에 타 부서 공무원들의 박탈감은 그야말로 ‘허탈’ 그 자체이다.

이해 당사자들은 인사 자체보다 인사권자의 태도에 더 큰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그 횡포(?)에 고개를 저어댄다. 당사자에게는 단 한마디의 말도 비수가 되어 꽂힌다. 인사권자가 다음 인사 때에는 반드시 승진시켜 주겠다는 약속(부인과 동생까지 동원된)이 지켜지지 않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했을 때 얼마나 큰 상처가 되겠는가.

이런 무원칙한 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되겠다. 당연한 얘기지만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의 수준이 아니라 보편타당한, 능력과 공적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보령시의 영광된 미래를 위해 ‘인사망사(人事亡事)’가 아닌 ‘인사만사(人事萬事)’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