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건너 가면 아무도 모르게 일탈을 하자
우리 바다건너 가면 아무도 모르게 부킹을 하자
그리고 우리 바다건너 가면 기어이 아무도 모르게 사고를 치자
우리 바다건너 제주에 가면......
그러자~그러자~아자~아자~얏~!!!
부딪치는 잔 속에 음란한 설렘이 가득 넘쳤다.
우리들 때문에 시내 옷 장사 신발장사 가방장사 모자장사까지 대목을 보고 있다고 우리끼리 소문을 내면서 호호거리며 오후가 되면 쇼핑을 즐겼고 저녁이 되면 한자리에 모여 쇼핑한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웃음을 모았다. 그랬다. 먼 옛날 초등시절 소풍가기 전날의 설렘에 우린 젖어 있었다. 우리들의 딸아이까지 다 지나버린 초등시절의 소풍가기 전날의 설렘에...
우린 모두 결혼한 지 십 년이 훨씬 넘어버린 외출다운 외출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촌 아줌마들이고 십 년 전쯤부터 만나 모임을 시작해 지금은 서로의 속내를 너무도 잘 알고있는 정다운 동무들이며 나이도 비슷한데다 아이들나이까지 비슷해서 내 친구가 내 아이친구엄마 이기도 한 아주 절친한 이웃사촌이다. 그런 우리가 이번에 사고를 치기로 했다 남편과 자식들을 모두 두고 우리들만의 여행 제주도 이박삼일을 시도한 것이다. 가족에 대해 한 맺히게 봉사하면서 서럽게 산 세월도 아니었건만 우린 반란 아닌 반란을 일으키며 외출하는 동안 먹을 것 입을 것 등을 절대로 갖춰두지 말고 떠나서 아내의 그리움 엄마의 필요함을 꼭 느끼게 하자는 음모까지 꾸몄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 먹을 것 입을 것 그리고 집안청소를 전날부터 무릎 팍 닳도록 닦고 치우고 준비하고 당일 날엔 마치 암 것도 안 해놓고 아무걱정 없는 사람처럼 태평하게 집을 나섰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다 가족들이 삼일을 보내기에 거의 불편함이 없이 해 놓고 나온 모범 내무부장관들이었던 거다.
길기만 한 기다림의 시간은 빠르게 갔고 우린 창공을 헤치며 날으는 비행기안에서 함께 날으는 구름조각들을 보며 감탄하고 성냥갑보다 작게 보이는 집들을 보며 탄복했다. 그렇게 도착했다. 일탈의 꿈을 머금은 채 그렇게...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됐고 우린 가이드의 안내대로 때론 우리들의 주문대로 제주 곳곳을 관광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점심은 우리국토의 최남단의 섬 마라도에서 TV 선전에서 보았던 짜장면 시키신 분 집에서 때를 놓쳐가면서까지 늦은 점심 짜장면을 먹었다. 저녁은 ‘올인’ 마지막 장면 촬영 지인 제주롯데호텔 야외뷔페였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화산 분수 쇼] 를 보며 화려한 저녁을 먹었다. 그곳에는 대부분 가족단위 내지는 연인들이 많았고 우리들처럼 싱글로 온 팀들은 거의 없었다. 주변은 모두 꾀나 있어 보이는 그래서 그런 분위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잘 적응하는 부류들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왠지 잘 맞지 않은 남의 옷을 입은 것 같이 불편하고 어색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식대의 본전생각에 감정을 고정시키고 최대한 고고한 척을 하며 접시를 들고 날랐다. 마침 일행중 한 친구가 생일이어서 케익을 주문해 거창한 빵빠레 세레에 박수갈채를 받고 서비스로 날라져온 마주앙을 찬찬히 들이마시며 분위기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음~드디어 추파를 던지는 몇몇 시선을 의식하며 우린 각각 마음의 준비를 다졌다. 그리고…!!!
아~제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쪽빛 물결만큼이나 우리들 기분과 신분을 화려하게 변신하도록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보령도서관주부문학모임예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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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7 화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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