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화력이 지역주민들을 철저하게 바보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발전소에서 몰래 폐수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느니 “밤만 되면 발전소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느니 “주변 지역에선 콩이나 고추 같은 농작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는 등의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얘기들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보령화력이 가동중인 회처리장에서 엄청난 량의 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문제는 보령화력이 이를 숨기고 계속해서 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늘의 기업들의 도덕성이 어느 정도이며, 그들이 얼마나 주역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느냐는 점을 극명하게 나타내보이고 있다 하겠다.

작년 이맘 때(2003. 7. 21 자) 본지에 충남발전연구원의 ‘보령시 환경보전 기본계획 연구·자료를 공개하면서 ‘보령지역 대기오염의 80%를 보령화력이 배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령화력 측은 이에 대한 대책은 커녕 계속해서 폐수를 바다에 쏟아붓고 있었다니 그들의 부도덕함에 벌어진 입을 닫을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7, 8호기 증설을 추진하면서 반대하는 주민들을 이렇게 얼르고 저렇게 얼르면서 두더지 작전을 펴고 있으니 그들의 강심장에 그저 경악할 따름이다. 그럴바엔 야금야금 조금씩 짓지말고 차라리 한번에 지어버리자.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아예 9, 10호기도 이번에 건설하는 게 좋겠다. 그래야 보령시에 내놓는 돈도 많지 않겠는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피흘려 얻은 지방자치제가 지역마다 앞다투어 해 온 일은 이른바 ‘난개발’ 이었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돈되는 일이라면 치마까지 뒤집어보이는 일들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의 물난리, 한발의 원인이 공장과 발전소 굴뚝에서 뿜어낸 오염물질이 두께 수십리의 구름층이 되어 태양광선을 차단하는 데서 빚어지고 있고, 생활폐수, 공장폐수가 바닷물을 오염시켜 녹조니 적조니 하는 현상으로 나타나 자연재해를 불러오는 인재라는 사실을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사후약방문’ 이 될지는 몰라도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삶의 터전을 소중히 알고 지키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우리가 살고있는 자연은 한번 훼손되어 제 자리로 돌아오려면 몇백년이 걸릴지 모른다. 우리는 살만큼 살았으니 죽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어쩌란 말인가.보령화력 측에 말한다. 7, 8호기 증설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진행 경과를 시민들 앞에 낱낱히 공개하고 석고대죄하라. 그리고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한 후에 양지로 나와 당당하게 토론하자.

그 길 만이 지금까지의 과오를 지역주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