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
 책에 있는 그의 약력을 인용해 본다. 기원전 440년경(전국시대 초기) 동방 위(衛)나라 좌씨현에서 넓은 농지를 가진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부를 통해 중앙 정계로 진출하고자 했으나,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노나라로 향한다. 노나라에서 스승 증자의 총애를 받으며 유학을 배웠고, 스승의 주선으로 제나라 대부의 딸과 결혼했다. 어머니 상례 문제로 인해 스승에게 쫓겨난 것을 계기로 묵학을 배웠고, 노나라 장수가 되어 공을 세웠으나 외부 인사(기려지신羈旅之臣, 굴러온 돌)인 탓에 쫓기듯 노나라를 떠난다.
 魏나라로 간 그는 위문후의 지원을 받으며 秦나라를 제압하는 등 큰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위문후가 죽자 기득권 세력의 계략에 휘말려 다시 위나라를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된다.
 초나라로 간 오기는 초도왕의 환대를 받으며 재상 자리에 올라 변법과 개혁으로 나라의 기틀을 잡고 군사력을 키웠으나 초도왕이 죽자 자신을 시기한 귀족 세력에게 죽임을 당한다.

■ 불패 신화 
 오기는 유가이며 묵자였고 법가였다. 그리고 장수였고 재상이었다. 그는 모든 이가 무서워 했던 秦나라를 거의 궤멸에 이르기 직전까지 몰아 부쳤다. 76전 64승 12무의 전적이 그가 위(魏) 서하에 20년간 머물며 진과의 대결에서 얻은 전적이다. 그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 승리의 원동력
 정예병을 육성했다. 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했다. 전투에서 속도를 중히 여겼다. 군제를 다섯 부대(그 전엔 3군체제)로 운용했다. 장수와 병사가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 오기연저(吳起?疽)고사가 그 예다. 상벌(벌보다 상을 우선)을 명확히 했다. 능력있는 사람을 중용했고(상현,尙賢) 신분의 차별을 두지 않았다. 
 오기는 ‘무릇 나라를 잘 다스리고 군사력을 기르려면 백성에게 반드시 '예'를 가르치고 '의'를 고취해 그들이 부끄러움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백성이 부끄러움을 알게 되면 크게는 적을 공격하기에 족하고 작게는 적에게서 나라를 지키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하여 군주는 ‘백성을 '도'로써 품어 주고, '의'로써 다스리고, '예'로써 움직이고, '인'으로써 어루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자병법.
 은 오기가 위를 떠나자 남아 있던 제자들이 만들었다. 총 48편이 있으나 7편만이 후대에 전한다. 손자병법과 쌍벽을 이루는 병법서이지만 후대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사령관이 되기 위해 부인의 목을 쳤다든가, 출세를 위해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하고 어머니의 상에 가지 않아 스승에게 쫓겨났다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어 있다. 저자는 오기가 하층민 출신이고 기득권 세력을 제압하려 한 정치적 활동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역사서는 글을 쓸 줄 아는 귀족 유학자들이 남겼고, 그들은 신분제를 옹호했다.
  
■ 내가 오기다. 
 당시에는 군주와 지배엘리트의 태도가 어떠하냐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였다, 치자. 지금은? 역시 중하겠지. 문제는 그들을 누가 선택하냐는 거다. 군주가 아니라 국민이다. 왜? 우리는 민주주의제도에 살고 있으니까. 하여 나라의 정치와 군사가 사회와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우선 정치의 리더를 잘못 뽑은 국민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왜 그 따위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을 나라의 대표, 지역의 대표로 뽑았는지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끔 연대하고 소통하는 결심을 내가, 국민이 해야 하니까.
 오기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내 책임 아닌 양 하면서 나라의 리더들을 도매급으로 비난하고 비판해서는 안 되는 거다. 국민이 오기가 되고 군주가 되는 마음으로 나라의 대표를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 이 책의 독법은 이래야 한다. 내가 오기다. 내가 오기라면. 오기가 지금 현재 오늘날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을지를 상상하면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