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등학교 생활과 대학입시
 중3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고, 학원의 설명도 들어 보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고 느낀 바는 ‘어찌 우리 때와 바뀐 게 하나도 없나!’였다. 그 때나 지금이나 중고등학교의 삶은 오로지 대입 입시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일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31년 만에 만났다. 다들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다. 우리들에게도 고등학교 시절은 입시에 짓눌린 때였지만 그 안에 소소한 이야깃거리도 매우 많았다. 그 것에 대한 추억이 우리를 모이게 한 것은 아닐까? 대학에 들어가서, 그 것도 어느 대학에 들어가서 모인 것은 아닐 것이다.

■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이 책은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토대로 자유롭고 행복하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상식에 대한 안티테제’로 이루어져 있다. 아들러는 개인의 무의식을 강조하는 프로이트와 집단 무의식을 강조하는 융과 더불어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 미움 받을 용기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책은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은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는 내용이다. 얼굴홍조 때문에 사람을 못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못 만나는 이유를 대기 위해 얼굴 홍조를 말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유전자에 포함되어 있는 기질과 3세 이전 경험으로 형성되고 이제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침전돼 있어 현실 행동의 바탕이 되는 성격, 그리고 스스로 노력해서 완성해 나가는 인격이 있다. 프로이트는 성격에 방점을 찍었다면 아들러는 인격에 중심을 두었다고 이해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프로이트를 원인론, 아들러는 목적론이라 부른다.  
 두 번째 장은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비교하며 산다. 비교하면 진다. 왜냐면, 비교는 나보다 잘난 것과 하기 때문이다. 비교의 끝은 자기애적 과잉으로 나타난다. 열등감과 자해 행위가 그 것이다.
 공부를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 한다. 내 삶의 목적이 자식 잘 되는 데 있다. 물론 일부면 좋다. 전부여서 문제다. 그 끝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다. 그 수 많은 드라마가 보여 주지 않는가? 책에서는 남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 가는 그 사람의 과제지 내 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내 과제에 충실하면 될 뿐이지 남 까지 신경 쓰지 말자고 한다. 이것이 ‘미움 받을 용기’인 것이다. 이 것이 세 번째 장의 내용이다.

■ 자기 수용,타자 신뢰,타자 공헌
 그렇다면 ‘내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장이 이 물음에 답하고 있다. 사람은 가치있게 살 때 행복감을 느낀다. 공동체 안에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는 감각이 있을 때 사람은 자존감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 관계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맺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자기를 과시하거나 혐오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타자를 신뢰하고, 그를 위해 헌신하는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신뢰와 헌신은 신용과 희생이 아님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타자의 태도에 따라 내 맘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친구로 삼고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는 자유롭고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적으로 삼는 태도는 결코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행복을 먼 미래에 저당 잡아 놓지 말라고 한다. 현재의 삶을 무시하지 말라고 한다. 행복은 지금 현재 여기에 있음을 명심하자고 한다.

■ 아들에게
 내 하루가 일과 사람, 공부와 놀이로 구성되어 있듯이 너의 하루도 그러하기를 빈다. 수시 1,2등급을 받기 위해, 친구를 이기기 위해 수학을 열심히 풀지 말고 정말 재미있어서 춤 추듯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싫으면 하지 말자. 내가 사람들과 어울려 우정과 사랑의 술 한 잔을 하듯이 너도 밤새도록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게임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싫으면 하지 말자. 내가 자식을 위해서만 살지 않듯이 너도 부모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네 의지의 준칙에 의거해서 행동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다. 책임 문제에 있어서도 부모에게 미루지 말자. 다만 부모는 애정과 우정의 연대감으로 네 옆에 스탠바이하고 있음만 알아 두었으면 좋겠다. 너의 고등학교 삶에 용기가 같이 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