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2일, 보령종합병원 장례 2호실에서 이미 고인이 되신 신병철 회장을 사진으로 만났다. 왠지 쓸쓸한 마음으로 주위를 살펴보니 다른 빈소에는 언뜻 보기에도 무명인사의 장례식전인데 유난히 조문객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리 만큼 故 신병철 先生의 빈소에는 조화가 많았다. 거기에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유명한 분들의 조화가 줄을 이루고 있었다. 다투어 이름내기를 좋아하는 그런 모습과는 다르게 조문인사가 적어 무척 쓸쓸한 빈소였다.
고인께서는 다시 거론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보령지역의 발전과도기인 1960년대부터 실로 보령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화두에 있었던 분이다. 잘, 잘못은 시민 각자의 시각이나 고인과의 인연에서 얻어진 것이기에 시민 판단에 맡기고 필자는 고인의 업적 몇 가지를 상기하면서 고인의 영혼에 위안을 드리려는 뜻을 표하려고 한다.
각계 각층에서 큰 일을 성사시킨 일이 있지만 1986년 보령군 대천읍이 시승격의 반열에 오를 때 언론에서는 벌써 ‘대천은 승격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기사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나, 고인께서는 뜻있는 지역인사 몇 분과 뜻을 모아 당시 지역출신 L모 국회의원과 유력인사를 찾아가 지역실정을 알리고 결국에는 시승격의 단초를 풀었던 일은 몇몇 인사 외에는 별로 알려진 일이 아니다.
또한 사심없이 보령지역 문화예술의 낙후된(?) 당시 실정을 전해듣고 보령예술인회 후원회장에 내정되어 어려움 속에 작품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위해서 도움을 주려 하였으나, 예술인회에서 예술의 순수성을 지향하는 관계로 그 뜻을 살리지 못했었다.
관여하신 일이 많아서 열거할 수 없지만, 병약해진 최근에 와서 분분한 인물평을 받으며 보령사회에 회자되었지만 필자는 아쉬운 면을 표현하고 싶어 몇 자 적어 보면서 대천문화원 부원장을 30여년 지낸 어찌됐든 문화원의 공로자로 볼 때 마지막 가시는 길, 문화원에서 간소한 의식절차라도 갖춰서 먼길 보내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나 하는 또 다른 아쉬움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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