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 온
낡은 육신의 껍질을 벗고 홀연히 먼 길을 떠나는 님이여
당신의 부르던 四民의 노래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건만
어찌하여 급히 길을 재촉하시나요.
“나는 남에게 누구인가”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던 만민의 벗이여
불의를 배척하고 약자의 편에 서 주던
선각의 님이여
이 시대 언어의 마술사, 마르지 않는 古語의 샘
잊혀진 사전, 퇴적의 먼지 속에서
어둠 털고 되살아나는 낱말의 노래를 듣다니
님이여！ 당신의 무욕의 아침은 밝아 왔습니다.
이풍진 세상
먼 길을 돌다가 돌다가 제자리로 다시 돌아온
관촌 아랫갈머리 부엉재
어릴 때나 지금이나 소나무 크기가 비슷하다며
환하게 웃던 소나무 밭
여기에 당신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돌아 왔습니다.
단 한평의 누울 자리를 마다한
고귀한 선비정신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우리들 가슴속에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이여
진정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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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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