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봄이요, 봄은 만물이 생명의 근원을 얻어 소생하는 계절이다. 메마른 나뭇가지에 싹을 틔우고 얼어 붙었던 대지엔 생명이 움튼다.
천문학적으로는 춘분에서 하지까지가 봄이지만 기상학적으로는 3월에서 5월을 봄으로 구분한다. 이 기간은 초목에 싹이 트는 따뜻한 계절이면서도 꽃샘추위 등 기상의 변화가 적지 않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옛말이 있듯이 자연의 섭리인 절기는 삼라만상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모양이다. 경칩을 며칠 남겨두고 있지만 벌써 양지바른 곳에선 초목에 싹이 트고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도 볼 수 있다. 버들강아지와 성질 급한 개나리 역시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거리에 나선 사람들도 가벼운 옷차림에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조상들은 예로부터 봄이 되면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겨우내 묵혀뒀던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는 등 한해의 농사에 대비했다. 농부들은 전년에 파종한 보리 뿌리를 뽑아 보면서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쳐보기도 한다.
아녀자들은 들로 산으로 나가 봄 향기가 듬뿍 담긴 달래, 냉이, 쑥을 캐어 식탁에 올렸다. 겨우내 굳어있던 사람들의 입맛도 이러한 봄나물을 통해 되살아나고 부족한 비타민도 보충했다.
식물과 사람뿐만 아니라 봄이 되면 동면하던 곤충들도 활동을 시작한다.
알이나 고치에서 깨어난 곤충들이 속속 산과 들에 나타난다. 겨울철새인 기러기 오리 지빠귀는 추운 북쪽으로 날아가도 대신 강남 갔던 제비가 모습을 나타낸다. 텃새인 참새 까마귀가 알을 낳고 새끼를 까는 계절도 이맘때다.
한자의 春은 햇볕을 받아 풀이 돋아나는 모양을 나타낸다고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서도 봄은 시작과 희망을 의미한다. 계절의 시작, 농사의 시작이 봄에 이뤄진다. 엄밀히 따지자면 1월 1일이 한해의 시작이긴 하지만 1년의 출발점은 봄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결승점보다 출발점에 서있을 때 자신이 달려갈 앞을 내다보며 계획도 세우고 作心도 한다.
시작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주지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산술적인 개념의 시작은 지났지만 연초의 결심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출발점인 3월을 맞아 다시 한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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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7 화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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