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후보지 4곳(경북 영덕군 남정면 우곡리, 경북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전남 영광군 홍농읍 성산리, 전북 고창군 해리면 광승리)이 발표되면서 사실상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보령유치'와 관련한 논란은 일단락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도 일부 추진위원들의 활동이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2일 본사에서 확보한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유치추진 위원회'(이하 유치위) 명의의 문건에 따르면 "유치위가 지난 1월 18일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보령유치와 관련) 제출한 청원서에 대해 보령시의회가 반려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오는 24일 추진위원을 대동하고 보령시의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 문건에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보령에서 유치하게 되면 '양성자 가속기 연구단지를 유치' '3천억 내지 5천억의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며 보령시의회에서 가·부를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시의회 황대식 의원(웅천읍)은 보령시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지난 2001년 당시) 이미 보령시나 시의회에서 반대 결의안까지 채택하여 관계기관에게 시민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였던 재론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시민적 권리라는 주장아래 시민의 의사 최고 결정기관인 의회에 대해 강압적으로 결정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보령시민참여연대 유대영 사무국장은 "지난 2001년 당시 7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음에도 아직도 핵 쓰레기장을 유치하려는 세력이 남아있다는 것이 서글프다"며 "추진위의 주장대로라면 후보지로 선정된 4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민들의 결사적인 반대운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추진위의 활동이 드러나자 대다수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면서 충남도청 이전, 보령-안면도 연륙교, 보령신항 등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는 보령시에 또다시 '핵 폐기물 처분장'이라는 악재가 거론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건에 나타난 추진위측 유치주장의 논리를 살펴보면 '지역개발을 위한 막대한 예산지원'외에는 '연육교 건설은 원산도를 태안군으로 빼앗기는 결과'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어 떠난다' '자손만대에 물려줄 만세보령의 백년대계를 위해 유치' 등의 내용으로 다소 과장되거나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12만 시민의 생존과 보령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시민의 중지를 모으기 보다는 시민의 대표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시의회에 결정을 강요한 것은 시민을 농락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받고 있다.
그동안 추진위는 연락처 등을 밝히지 않아 구체적인 추진위의 실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24일 보령시의회 방문을 통해 추진위원의 구성이 어느정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기자
다음은 유치위의 문건 전문
보령시 의원님들께 드리는 건의 말씀
존경하는 시의원님! 보령시 발전과 시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불철주야 고군분투하시는 시의원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시민의 일원으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 추진위원들의 중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음
1.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유치되면 시민과 환경 그리고 생태계에 끼칠 유·무해에 대하여 충분히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 1월 18일 청원서에 대해 무조건 접수조차 않고 반려한 사항에 대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2. 만약 처분장이 유치된다면 정부에서 지원되는 사업이
①정부산하 7개부처에서 공모하는 양성자 가속기 연구단지를 유치할 수 있으며
②보령시에서 원하는 숙원사업 중 3000억 내지 5000억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며
③협력자금 중 3000억원은 시장이 원하면 1회에 받아 시에서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으며
④현재 원산도와 안면도를 잇는 연육교가 국책사업으로 실행된다면 사실상 보령에서는 원산도를 안면도 혹은 태안군에 내주는 손실을 입게 되나 만약 삽시도나 원산도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유치된다면 원산도-효자도-오천으로 이어지는 연육교를 놓을 수 있으며 오천-대천항-대천해수욕장-무창포를 잇는 해안도로를 개설 춘하추동 전천후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인근 서천군과 청양군 같은 조그만 군 세에서도 해양박물관 및 도립대학을 유치한 반면 보령에서는 무엇을 했습니까? 전 시의원들의 업적을 시민의 안목에서 볼 때 혈세로 선진지 견학이란 미명하에 외국 관광이나 다녔으며 차기 재선에만 혈안이되 전전긍긍하는 모습외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는게 사실 아니었습니까 그중 낙선한 전 시의원 중 모 인의 후회담을 들어보면 당시 상황으로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유치만이 보령발전에 유일한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했던 이유는 재선에 필히 당선되야 되겠다는 긴박감에 악재로 작용될까봐 반대했었는데 이기심에 눈이 어두워 단 한번밖에 없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친 생각을 하면 정말 후회스럽다는 실토를 들었을 때 세상에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가진 인재도 많은데 입신양명을 위한 이기주의자들을 시민의 대변자로 뽑았었구나 하는 자책감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당초 군 시절에 16만 군민에서 현재 11만 시민으로 줄어든 원인을 분석해 보면 물고기도 맑은 물에서는 못살고 떠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부디 대대손손 자손만대에 물려줄 만세 보령의 백년대계를 위해 방사성 폐기물 유치를 의워님들께서 가·부 결정을 해 주시기 간절히 바랍니다. 2월 24일에는 추진위원들을 대동하고 귀 의회를 방문 간담회를 갖고자 하오니 거절하지 마시기를 앙원합니다.
3. 참고로 선진국들의 처분장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①미국의 유명한 관광(카지노장)지 라스베가스의 지하가 방사성 처분장이며
②일본의 유명한 관광지 아오모리현 광산촌이 역시 방사성 처분장이며
③스웨덴 포스마크 관광단지가 바로 방사성 처분장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4. 참고자료를 동봉하오니 살펴봐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변덕스런 날씨의 환절기에 귀체 건강에 주의하시옵고 귀댁에 항상 기쁨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0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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