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장애우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보니 마음이 한없이 우울해진다.
지난해 10월 중순 농약을 마시고 생을 마친 김시균씨의 자살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그는 생전에 서울시청 앞에서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홀로 시위를 해 영구임대아파트에 들어갔을 정도로 삶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버티던 그가 결국 삶을 포기하고 말았다.
문제는 삶을 포기하는 중증 장애우가 김시균씨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멀리는 80년대 김순석씨부터 가깝게는 올해 최옥란씨까지 그동안 많은 중증 장애우들이 하나 둘 삶의 끈을 놓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게 고통스러울 때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아 심한 고립감을 맛보게 될 때 사람들은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중증장애우도 다르지 않다.
장애우들은 장애 때문에 취업은 하기 어려운데 눈앞에 닥친 현실은 너무나 냉혹해서 하루 사는게 고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만약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생계비로 생계가 가능하다면 중증장애우들은 어떻게 해서든 살것이다.
그렇지만 중증장애우가 기초 생활 보호 대상자가 된다고 해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생계비는 장애우가 기본적인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정부는 장애우라고 중증의 장애를 가졌다고 특별히 배려해주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중증장애우가 생각없이 산다면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수용시설에나 집에서 그냥 숨만 쉬고 산다면 살아 남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애우들은 몸이 불편할 뿐 똑같은 생각속에 희노애락을 모두 느끼는 인간이다.
중증 장애우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고 인간적인 삶을 갈구한다면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사는 것 자체가 고문이라고 그들은 절규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런 중증장애우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루 속히 장애우 기초 연금제도를 도입해서 시행하는 길뿐이다. 되지도 않는 취업에 목매기보다는 또 사회의 미지근한 온정에 기대기보다는 하나의 제도로써 기초 연금제도를 도입해서 시행하는 것이 중증장애우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하고 유일한 해결책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장애우 기초 연금제도의 시행은 소외 계층은 사회 구성원이 책임진다는 사회적인 합의일 뿐 더도 덜도 아닐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합의를 실천하는데 복잡한 절차를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 대통령 당선자께서 대선 공약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보겠다. 더 이상 기초 연금제도 도입을 미룬다면 그래서 중증장애우들이 처한 상황을 외면한다면 지금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중증장애우들은 별수없이 하나 둘 삶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에서 예를 든 김시균씨처럼 중증장애우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그것도 다른 이유가 아닌 생활고 때문에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타인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삶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중증 장애우들이 삶을 포기해야 그들이 처한 현실이 나아질 수 있을지 이제 살아남은 사람들이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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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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