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꾸준히 거론되던 ‘지방분권운동’ 이 제16대 대통령선거를 통하여 2003년 새해의 화두가 되었다. 특히 노무현후보의 당선으로 더욱 힘을 받기 시작한 ‘지방분권운동’이 이제는 거스릴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금은 생소한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란 무엇인가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 주민소환제
▷ 의 의
주민들이 지방자치체제의 행정처분이나 결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단체장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로서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해당 지역의 단체장을 불러 문제사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투표를 통해 단체장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정치인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통제수단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독단적인 행정운영과 비리 등 지방자치제도의 페단을 막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즉 ‘주민소환’(리콜=recall, 법률상으로는 ‘해직청구’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은 선거에 의해 공직에 취임한 자에 대해 그 해직을 요구하는 일정 수 이상의 유권자가 서명하여 청구하면 해직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런 점에서 주민소환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의 불신임제도라고 볼 수 있다.
▷ 필요성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지방의회의원들은 주민에 의해 선출되어 임기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임기동안에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무엇이 주민의 복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결정하여 집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선거에 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기제도의 장점은 주민의 대표자나 집행기관이 그때그때 변화하는 주민의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있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동시에 단점도 될 수 있다.
즉 주민에 의해 선출된 자가 주민의 의견이나 복리를 무시하고 특수이익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비록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공직자의 활동이 주민의 복리에 묵과할 수 없는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주민들이 그러한 공직자를 해임시킴으로써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가져야 한다.
주민들이 선거를 통해 공직자에게 민주적인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면 민주적인 정당성을 배반하는 공직자를 공직으로부터 해임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와같이 주민소환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대표기관이나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의 통제를 강화하고 주민에 대한 책임성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선거에서 패한 자나 정적이 임기 전에 현직 공직자를 교체하여 기회를 잡으려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그러기에 장점과 동시에 단점도 있다.
▷ 외국의 사례
일본의 경우를 보면, 주민은 지방의회의 해산청구, 의원의 해직청구, 단체장의 해직청구, 주요 공무원의 해직청구 등의 주민소환권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주민소환이 실제 행사되어 공직자의 직위를 박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제도의 보장으로 직권의 남용을 방지하는 심리적인 효과를 거두는 기능을 한다. 즉 사후 교정적인 효과보다는 사전 예방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 주민투표제
주민투표는 주민들에게 개별적인 정책에 대한 찬반 의사를 직접 묻는 정책투표를 의미한다. 그리고 더 나아간다면, 주민들이 제안한 조례에 대해 주민들에게 직접 찬반 의사를 묻고 그에 의해 조례가 제정되는 ‘표결의 투표’ 까지를 포함해 말할 수 있다.
주민소환이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에 관한 측면이라면,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대한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민투표에 관한 법률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의 주민투표’ 나 ‘조례에 의한 주민투표’ 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두가지 모두 자치단체장에 대한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조례에 의해 주민투표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투표과정에서 지자체의 공공시설과 인력을 이용할 수 있고 투표의 공정성과 공신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황의식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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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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