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천고 학생들이 재치있는 홍보물을 가지고 선배들의 수능대박을 응원하고 있다

15일 오전 7시30분 2008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대천여고 고사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행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수능 대박, 잘 푸세요, 파이팅 등이 적혀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우리가 원하는 건~수능대박~!!”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등 응원하는 학생들로 고사장에는 활력이 넘쳤으며 여기저기서 커피, 녹차, 귤 등을 수험생에게 전해주는 손길이 바빴다.

고사장 입구 곳곳에는 대천여고, 대천여상, 웅천고의 학생들, 학부모뿐만 아니라 대한적십자사, 대천교회, 홈플러스 사람들이 6시정도부터 진을 치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정문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커피, 녹차 등을 준비한 대천여고 방송반 1학년 학생들은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어제 찜질방에서 합숙하고 오늘 새벽 4시 반에 출발했다”며 언니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반 선배 언니가 도착하자 갑자기 학생들이 더욱 분주해졌다. 우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수험생의 추위를 녹여주는 한편 노래와 춤을 추며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주고 격려했다.

▲ "긴장 안돼니?" "응 긴장돼"

학생들의 개성과 재치를 엿볼 수 있는 플래카드도 고사장의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500점 만점을 받으라는 의미로 오백원 동전의 학의 모습, 잘 풀라는 의미의 코 푸는 모습, 잘 찍으라는 의미의 포크, 딸기가 별명인 수험생을 위한 딸기 그림 등의 플래카드는 수능 며칠 전부터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수능 날에는 버스가 한산하다는 버스기사의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고사장 입구에는 수험생을 자가용으로 데려다주는 학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졌으며 택시에서 내리는 수험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능 날은 항상 춥다’는 속설을 깨기라도 하듯 이번 수능 아침은 비교적 따뜻해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가벼웠으며 고사장에 들어가는 수험생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시험 보기 전에 다시 한 번 훑어볼 생각인지 2~3권의 문제집을 손에 들고 가는 수험생이 있는 반면 가방 하나만 멘 채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도 있었다. 또한 고사장 입구까지 학부모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수험생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8시10분 쯤 수험생들의 입실이 완료됐으며 응원행렬들도 하나둘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사장 문이 닫히고 한산해진 입구에서 8시40분이 지나도록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 "우리 손녀 수능 잘 봐야 하는데"

그 주인공은 웅천에서 6시 버스를 타고 왔다는 조옥주씨. 조씨는 “우리 손녀가 여고 기숙사에 살아. 가까운 데서 시험 봐서 얼마나 잘됐어”라는 말과 함께 “우리 손녀가 꼭 합격해야 할 텐데”라며 걱정스런 눈빛을 연신 학교 쪽으로 보내고 있었다. 

고사장을 떠나지 못하는 한 할머니, 학부모, 후배, 선생님 등 많은 사람의 응원과 격려 속에 올해 수능은 8시40분 언어영역을 시작으로 별 탈 없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