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이 450여명이 전부인 작은 어촌마을이지만 충남에서는 세 번째로 큰 섬이며 또한 주변에는 거멀너머, 밤섬, 당너머 등 3곳의 청정지역을 자랑하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자리해 있어 피서철이 되면 연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곳을 찾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이 곳 삽시도에 전교생이 25명인 삽시도초등학교(교장 이의준)가 자리해 있다. (이하 삽시초교)
병설유치원생까지 합해도 30명, 큰 도시학교와 비교하면 한 학급정도뿐이 되지 않는 작은 어촌학교이다.
이 곳이 시끄럽다. 30여명의 아이들이 분주하게 옷을 갈아입고, 교실안에서는 박수소리와 웃음소리 등 왁자지껄하다.
바로 지난 달 27일 삽시도초교 개교이래 처음으로 열린 학예발표회장 뒷편의 모습이다.
개교 후 54회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교, 그러나 작은 어촌학교라는 점 때문일까 아직까지 이런 행사를 한번도 가진 적 없으며 이날 처음 ‘효실천 약속 2002 학예회’라는 이름으로 30명의 학생들과 4명의 교사들이 열심히 준비한 발표회의 시간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이날 학예회에는 손자·손녀의 재롱을 보기 위해 모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학부형, 자모, 지역주민 등이 작은 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으며 도서학교의 첫 번째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육지 이웃학교의 교장들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자리를 함께 해 주기도 했다.
객석과 무대가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은 작은 공간, 그리고 틈 없이 들어찬 관객들.
그 속에서 도서 학교의 첫 번째 학예회의 막이 올렸다.
학예회는 전교생의 ‘우리모두 환영합니다’ 합창(지도 조영미)으로 시작됐으며 강준혁·김나형 어린이의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세요”라는 첫인사, 5학년 어린이들의 멜로디언연주(지도 장철순), 입안에 있는 세균과 충치를 소재로 극화한 극놀이 ‘세균맨·충치맨·예쁜맨’, 김나형 어린이의 ‘욕심쟁이 물고기’ 동화구연, 작은 악기를 두드리며 목이터져라 외치는 유치원생들의 합창, 2·4학년의 영어노래(지도 김영두)로 이어졌다.
계속해 10명의 작은 오케스트라 합주, 검정고무신을 소재로 한 무용, 이상한 의사·환자의 모습을 유치원생들이 무언극으로 표현한 ‘엽기병원’, 여학생이 부족해 남학생이 여장을 하고 나와 신나게 춤을 추었던 ‘멕시코 린도’, 3학년학생들의 리코더연주(지도 이성희), 전교생의 ‘우리모두 감사합니다’ 합창과 “그간 학교에서 배웠던 것 어른들에게 선을 보이니 뿌듯하고, 이 기억들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고 말하는 복민규 학생의 끝인사까지.
특히 이날 학예회에서는 섬 지역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가진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학예회를 기획했다는 이의준 교장이 직접 풍금 앞에 앉아 연주하고 학생들은 합창을 하는 모습이 많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또한 자모들은 바쁜 일손을 뒤로하고 예쁜 한복으로 단장하고 나와 우리 전통 민요를 멋드러지게 불러 박수를 받기도 하는 등, 따뜻한 행사로 진행됐다.
“학생수가 적고, 지역 여건상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관심을 갖고 이번 학예회를 도와주신 김덕성운영위원장, 강동철장학회장, 이은주자모회장님 등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이 교장의 말이다.
30명의 어린이들은 4, 5번씩 무대를 오르내리며 역할을 달리하느라 힘겨웠을 것이며 4명의 교사들은 이렇듯 학생들을 여러 모습으로 지도하기에 무척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뒤로하고 삽시초교 학예회는 참 따뜻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다가왔으며 이 교장의 말처럼 그들의 가능성이 모두에게 전달된 행사였다.
/이순금기자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
2024.5.2 목 09:38 
webmaster@charm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