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은 12개 지역신문이 공동기획취재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공존의 길은 없는가’란 주제로 용인시민신문이 기획취재한 기사를 보령신문에서 인용 게재합니다.

용인은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이면서 용인시의 대형할인점(매장면적 3000㎡)은 최근 10년 동안 1개에서 6개로 늘었다.

세계백화점은 지하철 역사를 끼고 올 3월 문을 열어 성업 중이다. 3~4년 사이에 인구 10만명 당 한 개꼴로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용인은 수지구에 대형마트가 몰려있다. 수지구에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이마트 죽전점·수지점, 롯데마트와 SSM 11개, 기흥구에는 이마트 2개, SSM 10개, 처인구에는 이마트 1개와 SSM18개가 분포돼 있다.

또한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원천동의 홈에버, 분당에 자리한 하나로 마트나 이마트 등은 용인 인구가 집중돼 있는 기흥, 수지에서 자동차로 20여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더욱이 택지개발지구 곳곳에 들어선 대형슈퍼마켓(SSM)인 GS마트 등도 주거지역에 위치해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 편하다.

그러나 1996년 유통시장 개방 후 전국에 걸쳐 진출한 대형마트는 지역상권을 위기로 몰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들 가운데 대형마트가 지역상권을 붕괴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어 출점을 확대하려는 대형마트와 지방자치단제, 지역 상인들간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전주시는 이마트 지역법인화를 요구했으나 무산 됐으며 삼성홈플러스에는 지역인력채용, 지역농축수산물 50%이상 할당, 자금 역외유출 억제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안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의정부시는 상생결의문을 채택했으며 대전시 중구는 대형매장 등과 협약을 체결해 상생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입점을 규제할 수 있는 상위법의 부재로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반대운동으로는 한계가 따르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연간 매출액이 25조4000억원(2006년 기준)으로 6년 새 두배 이상(10조5000억원) 성장했고 1개 점포당 평균 74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중소기업청>

남서울대학교 국제경영학부 원종문 교수는 “대형마트 매출이 12% 증가하면 재래시장 130개가 문을 닫는다”며 “이렇게 되면 15년내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용인의 이마트 역시 2006년 한 해 동안 4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07년 상반기에는 2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대형할인점이나 대형마트가 SSM진입을 시작하면서 재래상권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대형마트로 몰려가고 있기 때문에 지역의 재래상권은 타격을 받고 용인에 거주하면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상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 지역경제 또한 위축돼가고 있다. 돈을 벌지 못하니 쓸 일 조차 없게 되는 악순환 구조가 결국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매출 가운데 지역에 남는 비중은 10%~20% 미만이다. 용인시민이 이마트에가서 10만원을 쓰면 용인으로 들어오는 돈은 2만원이 채 안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지역 상권이 대형마트의 독과점 체제로 재편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며 “가격인하 경쟁은 재래시장과 동네 상권을 위축시켜 유통산업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대형마트가 확산될 수록 지역상권을 잠식해 불균형발전을 야기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할인점 월마트는 미국의 중소도시로 점포를 늘려 도심에서 장사하던 도소매 상인들이 몰락하고 도심상권이 공동화되는 현상을 초래했다. 월마트가 생활용품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슈퍼센터를 강하하면서 월마트가 진출한 중소도시의 소비자 쇼핑문화도 달라졌다. 쇼핑 횟수가 늘고 반경도 넓어졌다. 자동차로 40분 이내의 거리에 대형마트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 효과’로 인해 도심은 썰렁해졌고 영세 도소매업자들이 몰락하면서 유통산업이 재편됐다. 용인의 현재와 너무나 닮았다.

/용인시민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