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 대상자로 확대했던 차상위계층을 다시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수급자들을 건강보험 대상자로 전환하게 되면 그 비용은 국가가 아닌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커질 것이며 “가난한 이들의 의료접근권과 건강권의 보장을 국가가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일부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1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복지부 차관) 회의의 후속조치로 차상위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실시한 차상위 의료급여제도를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28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8년에는 차상위 의료급여 1종수급자인 희귀난치성질환자가, 2009년부터는 2종수급자인 만성질환자, 18세미만 아동이 건강보험체계 내에서 ‘본인부담 특례대상’으로 관리하게 된다.

2007년 3월 기준 전환대상자 현황을 보면 희귀난치성질환자 1만7708명, 만성질환자 6만9514명, 18세미만 아동 11만3766명이다.

차상위계층 의료지원체계 전환에 따라 전환대상자는 그간 병·의원 이용 시 의원 → 병원, 종합병원 → 3차의료기관의 3단계 진료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내년부터는 의원, 병원, 종합병원 → 종합전문요양기관의 2단계 절차로 줄어들어 의료접근성이 강화된다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또한, 전환대상자들은 다른 세대원과 함께 건강보험증에 등재됨에 따라 기존에 읍면동사무소에 방문해 매년 1회 의료급여증에 자격유지확인 표시를 받지 않아도 되게 된다.

차상위 전환대상자는 병·의원을 이용하더라도 기존 의료급여에서 부담하던 의료비만 부담하도록 하여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따라 희귀난치성질환자는 기존과 같이 법정 본인부담 없이, 만성질환자, 18세 미만 아동도 기존에 부담한 수준의 의료비를 병의원에 지불하면 되고,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발생하는 본인부담금 등의 차액은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의료급여기금 부담액을 건강보험재정에서 부담하게 됨에 따라 보험재정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괄 전환 방식이 아닌 단계적 전환방식으로 추진한다.

복지부는 차상위계층 의료지원체계 전환에 따라 기존 시군구에서 실시하던 차상위 의료지원사업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행하게 되며, 신규대상자는 지속적으로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권운동사랑방’,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은 “차상위계층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방기하는 정책인 차상위계층의 건강보험체계로의 전환정책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계전환이 건강보험료 인상의 근거로 악용된다면 건강보험가입자와 차상위계층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것 아니냐는 지적을 근거로 전체 인구 15%에 달하는 차상위계층의 의료접근권 보장은 복지정책 차원에서도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