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여중생 납치 및 일가족 살해사건 용의자가 검거됨에 따라 수사진행에 따른 현장검증이 25일 실시됐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이모씨는 납치 및 살해당시 상황을 태연히 재연해 현장에 있던 유가족과 주민들을 경악케 했다.

여중생 납치 현장검증

현장검증결과 최초 여중생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는 21호 국도변이 아닌 남포면 읍내리 남포읍성 부근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이곳은 남포 읍내리 4거리에서 남포초 방향 200m 안쪽 지역으로 최초 납치예상 지역과는 방향이 다른 곳이며 납치당시 김 양 목을 조르는 등 협박 후 자전거를 이용, 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중생이 귀가한 당일 피의자 이씨가 풀어준 장소 역시 집 앞이 아닌 남포면사무소 옆이었으며, 납치 당시 이동경로가 도로가 아닌 소송리 마을길로 밝혀졌다.

여중생을 납치, 감금했던 피의자 집은 ‘ㅁ’자 형태로 이 씨는 자신의 방 장롱 안에 여중생 두 발을 쇠사슬로 묶은 채 감금했으며, 이 방 출입문은 시건장치가 안에서 잠그는 형식으로 확인돼 이 역시 새로운 사실로 밝혀졌다.

유가족, 오열과 분노

살해 현장검증이 실시된 25일 남포 제석리에는 피의자 이씨와 현장검증 경찰요원들, 이를 취재하는 취재진, 유족 및 주민, 전경 등 3백여 명이 모였다.

여중생 감금 재연을 마친 후 살해현장으로 이동하려 하자 유가족이 극도로 흥분, 오열하기 시작했으며 피의자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극에 달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도 피의자의 모습에 격양돼 “모자와 마스크를 벗겨라” “저런 X은 얼굴을 공개해야지 다 가려놓으면 다음에 또 살인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현장검증이 잠시 중단되며 전경 1개 중대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주민들과 유가족의 검증현장 접근을 봉쇄 현장검증 중단 30여 분 후 다시 속개됐다.

피의자와 경찰이 살해장소로 이동해 살해당시 상황을 재연하자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유가족과 주민들은 다시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에 다시 유가족과 주민들이 분노해 거센 항의가 빗발치자 피의자 이씨는 유가족과 주민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전혀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현장검증을 취재중이던 일부 취재진도 피의자의 이런 모습에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가족 참변, 치밀했던 살해과정 밝혀져

살해 현장검증 결과 일가족 살해 과정의 전말이 밝혀졌다. 경찰발표대로 최초 피해자 김 씨가 살해된 후 이어 김 씨의 노모를 살해한 이 씨는 김 씨의 부인을 살해할 목적으로 살해현장인 집안 마당 한 켠에서 쪼그려 앉아 김 씨 부인을 기다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 일가족을 차례로 살해한 피의자 이 씨는 살해 후 피해자들을 왕겨(쌀겨)를 뿌리고 천막과 이불을 덮었으며, 사다리와 외발 손수레를 올려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피의자 이 씨는 피해자 집에 들어가 현금 43만 원과 10만 원 권 수표 2장 등 총 63만 원을 훔쳤으며 이 돈의 일부가 피의자 이 씨가 22일 검거당시 소지하고 있던 43만 원으로 밝혀졌다. 

또한 피의자 이 씨는 일가족 살해 후 살해당시 입었던 옷을 집 앞 소각용 드럼통에 소각했으며, 살해에 쓰였던 칼을 피해자 집 뒷산에 버린 것으로 밝혀져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칼 이외 또 다른 칼을 사용한 것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한편 지난 23일 경찰 2차 수사브리핑에서 공개한 피의자 이씨가 검거당시 소지했던 가방 안 내용물에는 속옷과 랜턴, 콘돔, 성인잡지, 칫솔, 수저, 우산, 상비약 등이 있었으며, 심지어 과도와 수제용으로 보이는 칼도 함께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