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4일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됨으로써 농업부문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WTO·쌀수입 개방반대! 한-칠레 FTA 저지를 위한 ‘우리쌀 지키기 전국농민대회’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렸다.
전국농민회 총연맹(의장 정현찬)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 참가한 10만여명의 농민들은 쌀값 폭락, 한-칠레 FTA 체결 등을 ‘농업포기 정책’이라고 비난하면서 △쌀 수입개방 반대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거부 △농업통상 협상권 농림부 이양 △농가부채특별법 개정 △재해보상법 제정 △식량자급 계획 마련 △농가 소득보장대책 마련 △쌀값 보장대책 마련 등 ‘8대 농정안’을 제시하고 이의 수용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또 WTO를 통해 시장개방을 계속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성조기를 불 태우는 등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대회 후 참석한 농민들은 ‘쌀 수입개방 반대’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반대’를 외치면서 여의도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날 농민대회에는 이회창후보만 불참한 가운데 대선후보들이 농정에 대한 공약을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했으나 성난 농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관련 전농 보령시농민회(회장 최종길)를 비롯한 320여명의 보령농민들은 이날 오전 8시경 대천체육관에 모여 이시우 시장·시의원등이 환송하는 가운데 9대의 버스를 나눠타고 여의도로 출발해 농민대회에 참여했으며, 밤 10시30분경 돌아왔다.
한편 이번 농민대회 참석과 관련 보령경찰서가 집회 불참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보령농민회에 따르면 일부지역에서는 행사 수일전부터 각 농가 및 농민단체 회원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집회 참석여부를 물어와 많은 농민들이 심한 위압감을 느꼈으며, 결국 집회에 참석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경찰 관계자는 “합법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어떻게 방해할 수 있겠냐”며 “(집회 참석여부를 문의한 것은) 집회규모에 대해 참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농민회 한 관계자는 “집회당일 농민회장 집 앞까지 순찰차를 몰고 온 것 등은 참석 농민들에게 위압감을 주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보령경찰이 성난 지역 농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회 당일 여의도로 출발하는 과정에서는 별다른 마찰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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