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시행 9년째(93년 시행)를 맞는 고위공직자의 재산등록이 신고단계와 신고후 검증과정에서 허술한 점이 많아 '부정부패 방지'라는 법취지에 벗어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충남도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도내 주요 공직자들의 지난해 재산변동사항을 도보를 통해 공개했지만 대상자 40명 모두, 지난해 변동 자료만 기재돼 있어 재산총액이 얼마인지 전혀 알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선거직인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후보등록시에도 기존 공개대상자는 재산신고 의무가 없는 상태다.
'부양을 받지 않는 직계 존비속은 고지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12조4항의 '고지거부' 조항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조항은 재산등록전에 피부양 부모나 자녀명의로 변칙상속이나 위장증여 등으로 재산을 축소·은닉하는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어 재산 신고자가 합법적으로 법망을 피해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또 재산등록은 아파트와 골프장회원권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 토지는 지방자치단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삼게 돼있어 실제 재산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강화섭(연기) 도의원의 경우 소유 부동산(연기군 금남면 발산리)을 매각해 공시지가에 따라 6천5백여만원의 줄었다고 신고했으나 실거래액은 8천4백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동안의 소득중 소비부분이 포함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불로소득을 취한 공직자가 그 소득을 모두 써버렸을 경우 찾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재산등록의 진실성을 규명하는 실질 심사기능이 너무 형식적이고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점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각급 기관의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등록재산 총량이 맞는지 여부를 금융기관과 부동산 전산자료 등을 통해 대조할 뿐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능력밖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서 "직계존비속의 고지거부조항을 삭제하고 재산상황에 대한 심사뿐만 아니라 재산의 형성과 취득과정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협회=심규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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