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의원이 시유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이 의원은 관공서의 퇴거요청도 무시한 채 오히려 시유재산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어 주변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보령시에 따르면 지난 98년 8월 농관원 보령·서천지소가 청사를 이전하면서 비어있던 구 청사(구시 소재) 건물을 2002년부터 당시 시의원이 무단으로 개인 창고로 사용해 오고 있다.

시유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 전의원은 최근 과거 농관원 관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 목재 문을 만들고 자물쇠를 설치해 물품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또 출입의 편의를 위해 철제담장 일부를 허물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전 의원은 도시계획도로 개설구간에 위치한 자신의 토지와 구 청사부지를 교환해 줄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기도 했으나, 구 청사부지가 행정재산으로 등록돼 있어 사실상 매각이나 교환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시는 농관원이 관리해 오던 농림부 소유의 건물을 지난 7월 농관원 청사 신축부지와 맞교환하고 이 자리에 건물을 신축해 농업기술센터 중부지소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예산 5천만원을 추경에 반영해 놓았으나 무단점유가 해소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시유재산을 사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농관원의 한 관계자는 “당시 시의회 의장이던 모 의원이 비어있던 구 청사를 잠깐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해와 허락했으나, 이후 4년간 무단으로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수차례 비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 구청사에 대한 안전진단이 진행중이며, 무단 점유자도 건물을 비워주기로 했다"며 “중부지소 이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문제가 된 전 시의원도 “토지의 맞교환을 희망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곧 건물을 비우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한편 농관원과 보령시가 그 동안의 국·공유재산 무단 사용에 대해 현재까지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아 ‘건물을 비우는 것으로 이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