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신준희(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보령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달라진 공직선거법에 의해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실시한 첫 선거로 한나라당이 시장, 도의원 1, 기초의원 5명을 당선시켰으며, 국민중심당은 도의원 1, 기초의원 5명의 당선에 만족해야 했고, 오영교 도지사후보를 앞세워 바람을 기대했던 열린우리당은 기초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데 그쳤다.

지난달 31일 대천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개표에서 보령시장 신준희(한), 광역의원 1선거구 김동일(국)ㆍ2선거구 백낙구(한), 기초의원 가선거구 김경제(국)ㆍ이창성(국)ㆍ편삼범(한), 나선거구 박영진(국)ㆍ임대식(한), 다선거구 김정원(국)ㆍ임세빈(한)ㆍ윤문희(국), 라선거구 김종학(열)ㆍ김충수(한)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또한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김향희(한나라당), 성낙규(국민중심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으며,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국민중심당 1번을 받은 박정희씨가 당선돼 보령은 도의원이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당선된 신준희 후보를 비롯한 후보들은 2일 보령시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7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5월 18일부터 본격적인 선거활동을 시작한 5.31지방선거는 지난달 31일 대천체육관에서 오후 6시부터 개표를 시작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개표를 마침으로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이날 개표는 오후 6시 10분경 부재자투표부터 시작해 도착 순서대로 광역과 기초로 나눠 실시했으며, 당초 새벽 3-4시면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새벽 5시경이 돼서야 끝이 났다.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신준희 후보는 이병준 후보의 고향인 천북과 이준우 후보의 강세지역인 주포·청소에서 뒤졌을 뿐 모든 투표구에서 두 후보를 시종 앞서 나갔다.

고른 지지를 얻은 신준희 후보는 투표인수 52,557명(62.4%)중 24,390표를 얻었고,  이준우 후보는 14,462표를, 이병준 후보는 12,405표의 지지를 얻었다.    

도의원 선거에서는 제1선거구 3명, 제2선거구 4명의 후보가 경쟁한 가운데 1선거구에서는 김동일(국민중심당) 후보가, 2선거구에서는 백낙구(한나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제1선거구 광역의원 선거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기반을 다져온 한나라당 김한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여론을 뒤집고 김동일 후보가 11,484표의 지지를 받아 11,389표를 얻은 김한태 후보를 제치고 95표차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개표는 초반부터 김한태 후보와 김동일 후보의 표차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등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한 제2선거구는 백낙구(한나라당) 후보와 오찬규(국민중심당) 후보의 치열한 표 다툼이 예상됐으나 백낙구 후보가 고른 지지를 얻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백낙구 후보는 27,133명의 투표인 중 10,455표를, 오찬규 후보는 8,722표를 얻는데 그쳤다. 열린우리당 명성철 후보는 4,537표, 무소속 김지덕 후보는 2,748표를 얻었다. 백 후보와 오 후보는 두 후보 모두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 시장후보 경선에 참여했다 광역의원으로 출마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가선거구가 17명의 후보가 출마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후보단일화를 이룬 천북의 김경제(국민중심당) 후보가 15,167의 투표인 가운데 1,743표를 얻었으며, 한나라당 편삼범 후보가 1,646표, 국민중심당 이창성 후보가 1,285표를 얻어 당선됐다.

보령의 중심인 나 선거구는 임대식 후보를 비롯한 6명의 후보가 치열한 득표활동을 벌인 결과 대천2동 중심당 박영진후보가 10,230명의 투표인 가운데 2,401표, 한나라당 임대식 후보가 2,159표를 얻어 당선됐다. 초반 열린우리당 김종한 후보와 공무원출신 강영근 후보가 거센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강 후보는 1,952표, 김 후보는 1,634표를 얻는데 그쳤다.

12명의 후보가 출마한 다선거구는 선거막판 성주출신 황경복 후보가 사퇴하고 박상규 후보 로 단일화를 이뤘으나 선거 판도에는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웅천현안문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활동을 해왔던 국민중심당 김정원 후보가 1,668표, 주산 윤문희 후보가 1,626표, 미산 임세빈 후보가 1,651표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역세권 이전 등 보령의 새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는 라 선거구에서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해 한나라당 김충수 후보가 2,318표, 열린우리당 김종학 후보가 2,207표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한편 도지사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완구 후보가 충남도지사로 당선됐다. 이완구(37만7천50표, 40.6%) 후보가 2위인 국민중심당 이명수 후보(20만7415표 25.5%)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한나라당은 전국 16개 자치단체장 중 제주도(무소속), 광주광역시(민주당), 전라남도(민주당), 전라북도(열린우리당) 등 4개의 광역단체를 제외한 12석을 차지하는 등 새로운 정치판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충남도지사 역시 민선시대 개막 12년만에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집권여당의 참패와 충청권의 국민중심당이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판도를 예견하고 있다. 한편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이완구 후보는 당선소감을 통해 “기쁘지만 중압감이 두 어깨를 짓누른다”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밝힌 것처럼 ‘강한 충남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 5.31지방선거의 특징

5.31지방선거에서는 달라진 공직선거법으로 예전 선거와는 다른 특징과 현상들이 많이 나타났 다.

먼저 현역의원이 50% 이상 탈락했으며 정당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여성 기초의원의 의회진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그동안 지방 토호들의 출세 마당으로 인식되던 관행이 일정 부분 정리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공직선거법상 기초의회는 비례대표 1번을 여성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의무사항은 아님)에 따라 보령시의회 최초의 여성의원 탄생이 5대 의회에서 이뤄지게 됐다.   

또 다른 하나는 현역의원의 물갈이를 들 수 있다. 편삼범·임대식·박영진·임세빈·김충수 의원만이 재신임을 받았으며 가 선거구 김경제 후보는 3대 의원을 지낸 바 있고 나머지 당선자는 모두 정치 신인이다. 

여러 가지 문제점도 많이 나타났다.

예비후보제도 도입과 정당공천제, 중선거구제로 인한 문제와 폐단을 들 수 있다.

우선 예비후보 제도와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인해 후보자가 난립해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는 예비후보자로 선관위에 등록을 하고 각 정당에서 공천 받는 과정에서 이미 홍보물 등을 제작 선거비용을 일정부분 사용해 공천에서 탈락하더라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 후보자의 난립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후보자의 난립은 5만 2천여명의 투표자 가운데 4천여 표의 무효표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후보자 난립은 농촌의 고령화된 유권자들의 선택에 대한 혼란을 가져오고 젊은층의 무관심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당공천에 따른 여론조사에 있어서도 한 선거구에 10여명이 넘는 후보가 출마하고 이를 당별로 각각 전화 설문조사를 벌여 하루에도 수십 통씩, 10분에서 많게는 20여분 동안 전화를 들고 있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5월 중순에서 말경에는 본격적인 모내기철로 고령인구로 모자란 일손을 지방선거로 농촌은 힘든 농번기를 보내야만 했다.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의 대표를 뽑는 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끼고 불편을 겪는다면 진정한 지방선거라고 볼 수 없다”며 선거제도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