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가 막바지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짜증나는 일이 많아졌다.

각 입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이 주민 편의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선거운동에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후보자를 알리는 방송이 주택가를 시끄럽게 하는 정도는 약과다.

더 큰 문제는 교통체증과 교통사고 우려다.

홍보용 차량의 경우 차량 통행이 많은 교차로 주변의 불법 주ㆍ정차로 인해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어 시민들은 교통 혼잡으로 인한 짜증과 소음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호감이 가도 표를 줄둥말둥 한데 고통을 준다면 어떨지, 후보자들은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당 합동연설회가 폐지되어 사실상 후보자가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린 탓도 있겠으나 후보자와 운동원들의 시민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교통체증이나 소음 없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후보자들은 찾아야 한다.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기 전에 시민에 대한 배려가 더 호소력이 있을 듯하다.

게다가 온갖 유언비어,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아무개가 시장이 되면 이번이 마지막이어서 한몫 챙겨 보령을 떠날 것’이라든지, 당선이 유력시되는 모 시의원 후보에 대해 ‘횡령사건에 연루된 자들을 비호했다’는 근거도 없는 괴문서가 살포되는 등 혼탁 과열선거를 부추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초들은 정치인들의 술수에 짜증이 나 있다. ‘참 공약 실천운동’으로 이번엔 정책선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 참으로 이 나라 민주주의가 ‘정치인에 의한 정치인을 위한 정치인의 정치’가 아닌가 되새겨 보게된다.

중국의 요 임금이 사복차림으로 한 거리에 나섰을 때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임금님이 백성을 잘 살피니 어느 구석에도 부러울게 없구나. 알듯 모를 듯 우리 모두가 임금님 은덕으로 근심 걱정 없이 편하게 살고 있다네...."

또 다른 곳에 가보니 이번에는 한 노인이 길가에 다리를 뻗고 앉아 한손으로는 배를 두드리고 한손으로는 땅바닥을 치며 장단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동이 트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쉰다네. 우물 파서 물마시고 농사지어 밥먹으니 임금의 힘이 내게 무슨 상관있겠는가..."

어린애들이 부른 노래를 ‘강구요(康衢謠)’라 하고 노인이 배두드리며(鼓腹) 부른 노래를 ‘격양가(擊壤歌)’라고 한다. 그래서 ‘강구요’와 ‘격양가’는 태평성대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들은 각기 임금이 인간의 본성에 따라 백성을 도리에 맞게 인도함으로 백성들은 법이니 정치니 하는 것을 배위 알지 않아도 자연 임금의 가르침에 따르게 된다는 뜻이고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정치보다도 전혀 그것을 느끼지 조차 못하게 하는 정치가 정말 위대한 정치라는 것이리라.

이 나라가 민주주의를 실행 해온지 어언 60여년,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도 10여년. 그러나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과연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므로 격양가(擊壤歌)를 부르게 할 정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