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붕괴 운운하는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면서 마음이 착잡해진다.

스승과 제자로서 갖추어야할 격이 있고, 선생님과 학부모가 지켜야 할 격이 있는데 요즘 벌어지는 일들은 상상도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종례를 늦게 끝내준다며 화를 내며 선생님을 밀치고 나가면서 넘어진 선생님을 발로 걷어차고 나간 남자중학생의 사건을 뉴스로 보면서 학부모로서,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문제 있는 아이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성장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 남학생은 아버지의 잦은 지방 출장과 어머니도 건강이 안 좋아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였다고 한다. 청소년기에는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단계여서 정서가 불안정하여 행동이 반항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춘기에는 유리컵처럼 놓치기라도 하면 금방 깨져버릴 것 같은 아이들,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어른들과는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들 성품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들은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그 남학생에게도 진정 따스한 손길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는다면 이와 유사한 일들은 계속 될 것이다.

공부를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문제가 발생해서 치료하기 보다는 예방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담하는 아이들은 잘못을 저질러서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상담은 문제아를 선도하고 지도하는 개념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신뢰감을 주거나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과 충분한 대화로서 풀어내도록 상담실의 문턱이 낮았으면 한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을 때 자녀 앞에서 같이 목소리 높이기보다는 아이의 불만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인성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갈 수 있게 지도해 준다면 교권붕괴를 개탄할 일도 얼마든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들어서도 가출 청소년들이 대천해수욕장에 와서 방황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고, 얼마 전에 경찰서에서 가출소녀가 와 있다는 연락을 받고 밤11시에 청소년 지도를 하는 강선생님이 부랴부랴 가서는 그 소녀를 인계 받아서 이곳에는‘쉼터’가 없기 때문에 천안까지 데려다 주고 오니 새벽 5시였다고 한다.

자신의 고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낯선 곳에 소녀를 놓고 오려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이곳 ‘보령시 청소년 지원센터’에도‘쉼터’같은 공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상담공부를 시작할 때의 마음은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상담이든, 집단 상담이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힘이 되주고 싶었는데  공부를 할수록 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사실은 청소년들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내재된 힘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그 힘을 잘 발휘할 수 있게 건들여 주는 것이 내가 해야할 몫인 것 같다.

<보령도서관주부문학회보령예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