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읍 소황리 황죽도 앞바다는 환경부에서 사구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 검토할 만큼 환경보존가치가 크고 어족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공군사격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납 성분으로 이뤄진 포탄과 탄피가 바다에 가라앉아 쌓이고 있다. 이에 <보령신문>에서는 공군기 사격표적물인 황죽도 인근 바다에 토착어종이 산란하고 서식할 수 있는 환경조성 여부 등을 알아보고자 지난 10월 27~28일, 11월 5일 등 3일간에 걸쳐 잠수부를 동원 황죽도, 석대도, 다보도 일대의 해저 환경실태를 파악해 향후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황죽도의 일반 현황 2. 황죽도, 석대도 앞바다 수중오염실태비교  3. 공군사격장과 환경생태보호지구 그리고 주민 4. 기획 취재 ‘황죽도’ 후기                                                                                    <편집자주>

◆ 황죽도 주변환경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무창포해수욕장으로부터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장안해수욕장이 있다.

장안해수욕장 앞에는 풍광 좋은 섬들이 펼쳐져 있고, 해변 중심에 놓인 독대섬을 중심으로 갯벌과 모래해변이 좌우로 넓게 펼쳐져 있어 바다에서는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을 즐기는가 하면, 갯벌에서는 조개를 줍는,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처녀의 신비를 간직한 숨겨진 해수욕장이다.

해변의 길이는 각각 약 2㎞ 정도로 하루 두 차례씩 물이 빠지면 폭 1㎞가 넘는 넓은 갯벌과 모래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가 되면 금빛 모래가 빛을 발하고 바닷물도 매우 깨끗하다. 모래밭 뒤로는 고운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해변의 풍경을 한결 평화롭게 한다.

독대섬 옆으로 펼쳐진 갯벌은 조개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개가 풍성한 곳이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1시간 정도만 긁어도 한 광주리가 가득해질 정도로 군부대 앞은 모시조개와 맛조개가 잘 잡혔다.

장안해수욕장(소황사구) 앞으로는 독대섬, 직언도, 황죽도 등 섬 세 개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또 이 곳 장안해수욕장은 길이 2Km, 폭 60m, 면적이 0.121㎢이며, 사구가 잘 보존돼 있고 노랑부리백로, 매, 삵 등 멸종위기종과 황조롱이,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의 서식처로 지난 달 27일 환경부에서 생태보존지구로 지정됐다.

모래밭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낙조도 가히 일품인 이곳에 지난 86년 12월 공군사격장이 들어섰다.

이로 인해 소황사구에 서 있자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공군기의 굉음과 사격 소리가 아름다운 풍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 공군 사격장

웅천읍 소황리에 있는 공군사격장은 1986년 12월에 조성됐다. 약 173만여 평의 면적에 기총사격장(육상)과 폭격장(황죽도-섬)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공군사격장으로 인해 주민들은 소음과 각종 중금속오염 등 직ㆍ간접 피해를 입고 있으며 지난 92년도에는 훈련중이던 전투기가 추락해 민가를 덮쳐 가옥파괴와 주민 1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또 오폭과 피탄으로 인해 가축 및 축사 그리고 산림의 화재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특히 야간 폭격시 발사되는 조명탄 낙하산(야간 사격시 황죽도의 지형을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조명탄을 쏘는데 조명탄이 오랫동안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낙하산을 장착시킨다)과 피탄이 그대로 바다에 떨어져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물론, 주민들의 생업(어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웅천 공군사격장을 주로 사용하는 전투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들은 황죽도와 지상 표적물에 대해 폭탄투하 및 기관총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웅천 공군사격장에서의 훈련은 주로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 등이 주산면 일대를 통과해 웅천읍에 위치한 지상 사격장인 웅천사격장에서 급강하 사격 후 급출력·급상승으로 해상 사격장인 황죽도 사격장 부근을 통과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군전투기의 사격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기상조건이 양호한 경우 1주일에 5일 정도, 한 달 평균 15일가량, 1일 평균 3시간 내지 5시간 정도 실시된다.

주간에는 지상 사격장인 웅천사격장에서 급강하 후 연습폭탄 투하 및 연습 기총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야간에는 해상사격장인 황죽도에서 조명탄 투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격 훈련시 1일 평균 사격ㆍ폭격 횟수는 15회, 적게는 2회, 많게는 41회 정도이며, 1회 사격ㆍ폭격시 소요시간은 1분 이내로서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지고 간헐적으로 10분에서 20분 정도 지속된다.

공군기 사격 연습으로 아연(Zn), 니켈(Ni), 구리(Cu), 납(Pb), 카드뮴(Cd), 수은(Hg), 크롬(Cr), 비소(As) 등의 중금속과 TNT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토양 및 수질오염, 소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웅천 공군사격장 주변 바다에는 최소 3만개 이상의 조명탄 피탄과 낙하산이 바다에 깔려 어업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폭격장 주변 마을에는 소음피해 위험 수위인 60db을 훨씬 넘는 95-96db 정도인 것으로 지난 2002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실시한 환경용역평가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2002년도 서울시립대에서 공군사격장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사격장 1.5km미만 지역과 황죽도 지역에서는 마을 주변보다 많은 양의 중금속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군사격장과 장안해수욕장의 경계는 몇 개의 깃발과 초소로 구분돼 있어 폭격으로 인한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황죽도는 장안해수욕장과 불과 1.2Km에 지나지 않아 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가족들과 생계를 위해 조개를 줍는 주민들 바로 위에서 폭격연습을 하는 전투기들의 모습은 아찔할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

소황리 주민들은 “전투기의 소음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다. 하루 빨리 폭격장이 이전됐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장안해수욕장 입구에서부터 통제했지만 3년 동안 싸워서 그나마 부분개방을 할 수 있었다. 폭격장만 없었어도 이 곳이 대천해수욕장만큼이나 유면한 피서지가 되었을 것이다”, “86년부터 조성된 폭격장 때문에 500년 가까이 조상 대대로 살던 마을에서 쫓겨 나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웅천읍은 백제시대에 결기군 사포현이었다. 조선 고종 때 남포군 웅천면ㆍ고읍면이었으며, 1995년 웅천읍으로 승격했다.

인구는 2005년 1월 현재 8천4백80명이고, 전체 3천2백75가구 중 1천3백18가구가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형적인 농어촌지역인 이곳에 산업페기물매립장, 공군사격장, 보령댐 등의 혐오시설과 환경 위해시설이 들어서면서 인구는 급감해 이제는 읍으로서의 맹맥도 유지하기 힘들 정도다.

웅천읍에 거주하는 김 모(남 39세)씨는 “사격이 있는 날은 주변사람과 대화하기 조차 어려우며 가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못 들어 소음성 난청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며“ 어느 자료를 보니 소음이 많은 지역은 고혈압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공군사격장 근처는 물론 그 외 지역에서도 이명증세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적으로 인도주의실천협의회가 1989년 4월 1일부터 23일까지의 기간 중 여러 차례 매향리 지역 답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발표한 조사보고에 의하면 매향리 미공군사격장 인근 주민의 35.3%가 소음성 난청에 걸려있으며 많은 주민들이 심계의 이상항진과 정서불안, 현기증 등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이와 같이 연속되는 극심한 소음은 그에 따른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성격이 포악해지고 자살율이 매우 높으며, 유아들의 경기 원인이 되고, 어린이들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쳐 문제아들을 다량 배출하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보고도 있었다.

물론 실탄사격을 한 매향리의 경우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취재 중 사격소리로 인해 취재팀원들은 불안한 마음에 하늘만 자꾸 바라보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

/기획취재팀 김광태, 김석태, 황선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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