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천 이문구선생이 "60년대는 보령출신 文人수가 강원도에서 배출한 총 문인수와 거의 같았다"하며 보령을 자랑스러워 했다. 21세기 보령의 자랑거리로 이 점은 쇠퇴했지만 올해 강원도 1백개의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약 1천1백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우리 해수욕장 관광객과 거의 동일한 숫자다. 앞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약 1천5백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어 보령의 관광이 필연적으로 다각화되어야 한다.
현대 관광은 문화와 예술 등이 부가되어 다양화되었지만 전통적으로 관광은 명승과 고적 위주이다. 여름 특집으로 보령의 명승과 고적을 짚어본다.
보령은 오서산과 성주산 사이에 萬年榮華之地가 있다고 전해와 일찍이 토정선생도 보령의 지세에 관심이 높았으나 천하의 명당을 후손에게 양보하고 고정리에 묻혔다. 중원 평지를 달려온 차령이 해변에 다달아 우뚝 솟은 모양이 풍수지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우리들도 눈길을 끌게 하는 곳이다. 차령산맥이 바다로 그 자취를 감추면서 성주산, 오서산 등 명산을 남겼다.
오서산은 우리나라 3대 명당 후보지인 바 세 개 모두 충청땅에 있다. 하나는 안동권씨 중시조의 묘로서 충북에 있고, 또 하나는 고종의 할아버지이며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묘가 있는 예산이다. 일찍이 1백여년전 독일인 오페르트가 도굴에 실패했던 묘로서 아마 모 할 일없는 인사가 요즘 부모의 묘를 이 근처로 옮겼으나 이미 왕기(王氣)는 2대의 왕 고종과 순종이 모두 소진한 상태다. 또 왕기가 있었다하나 그 왕이라는 것들이 결국 나라를 망쳐 놓았으니 영명하지 못한 지도자를 만난 우리 민족의 비극일 뿐이다.
당시 야사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 남연군 묘는 2대 郡王之地라서 흥선은 비밀리 烏聖之間에 있는 만년영화지지의 명당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토정의 후예들은 3백년전 그의 스승처럼 결국 명당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흥선대원군은 다른 왕족들이 오서산에 묘를 쓰지 못하도록 많은 부분을 매입했었다고 전해온다.
오서산은 정상이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일반산들과 마찬가지로 정상은 초원 형태를 띠고 있다. 요즈음은 임도가 잘 나있어 790.7m 정상까지 오르기 쉽지만 한 여름은 힘이 드는 편이다. 으아리, 부처손, 천남성, 애기나리, 춘란, 고비, 창포 등 자생식물이 밀집되어 있고, 서면은 골골이 물길이 있어 山石을 탐석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또 청소면 성연리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계곡이 시원하고, 청라 명대 계곡도 여름 때는 손꼽히는 피서지이다. 승용차로 임도를 갈 때는 장마로 도로가 많이 패이고, 하산길 또한 쉽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주산은 당초 숭엄산, 숭암산으로 불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주산문이 숭암산문이고, 백운사를 숭엄사(숭암사) 등으로 불렀으며, '숭암산 성주사 사적기' 등의 문헌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성주산중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청라와 성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장군봉으로 해발 680.4m, 이어 청양,부여와 경계한 성태산이 631m, 중계탑이 있는 옥마산 601.6m, 부여와 경계를 이룬 문봉산 600.4m 등 600m 이상의 고봉이 줄줄이 솟아 있다. 성주산은 대천시가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봉화산, 잔미산(416.8m) 등으로 이어지며 웅천까지 뻗는다.
또 하나의 다른 줄기는 만수산, 아미산, 월명산, 미산 삼계리 옥녀봉까지 연결되면서 곳곳에 심연동, 화장골, 조계골, 백제골 등 수려한 계곡을 만들어내고 있어 여름 휴가철에 시원한 물과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두 산줄기 사이에 보령댐이 조성되어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고, 냇가에서 아이들과 천렵을 한다면 그 유명한 쉬리와 감돌고기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보령댐 휴게소와 화천을 돌아 웅천까지 이어지는 곰내는 장마철 이후 수 많은 민물고기들이 모여들어 최기철, 김익수교수 등 많은 생물학자들이 즐겨찾았으나 보령댐과 부사방조제에 의해 소하성 물고기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하천의 오염으로 이제 '한국 제일의 강'(최기철 저, 민물고기를 찾아서)이라는 명성을 잃게 되었다.
천북의 맨삽지도부터 웅천의 장안마을까지 보령의 해변은 완만한 경사와 굴곡이 많아 자연스런 경관을 연출하고 아카시아 만발하는 봄이면 곳곳에서 도미낚시가 이뤄지고, 여름부터는 가족과 함께라면 삽과 호미를 들고 장안마을, 용머리 해변, 남포방조제 대천콘도 앞 등에서 맛살과 반지락을 잡을 수 있다.
해수욕은 대천, 무창포, 용머리 등에서도 좋지만 자연학습과 겸한다면 어느 해변이라도 좋다. 주교 송도 앞바다, 오천 영보2리, 대천콘도 앞, 홀뫼 등도 가족들과 오붓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70여개의 섬은 곳곳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어 4계절 모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으나 역시 여름에 가장 많이 찾고 있다. 더욱 올해부터 안면도까지 연결한 고속 페리가 출항,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차량까지 실을 수 있는 객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섬을 연결하는 교통편은 유일하게 객선이므로 배시간을 정확히 알아봐야 하고, 또 차량을 실을 수 있는 객선과 승객용 객선이 따로 있으므로 이 점도 꼭 유의해야 한다.
원산도는 섬 전체가 해수욕장으로 둘러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름에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올해는 오봉해수욕장에서 개장식을 갖고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차를 가지고 갈 때는 선촌보다는 저두항에서 내리는 것이 경비가 적게 들고 어떤 때는 배가 선촌항을 지나칠 때가 있으므로 주의.
호도와 삽시도는 아름다운 해변이 우리의 눈을 끌고 있으며 수려한 송림이 반겨주나 큰산 등 숲이 울창하므로 산 속에 들어가는 것은 뱀 등에 물릴 가능성이 있다. 삽시도의 반지락이 유명하고 호도는 뒷편에도 작은 해변이 있으나 물이 들어오면 돌아올 때 힘이 든다. 호도의 日出은 장관이다.
장고도는 앞쪽에 갈매기가 많아 이른바 평사낙안의 절경을 연출하고 뒷편의 해변도 그림같다. 그러나 사리때는 항구가 두 곳이므로 하선시 반드시 승선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녹도는 뒷편에 자갈 해변이 특색이고, 외연도는 상록수림 북방계선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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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4 수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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