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들은 흔히 언론을 개에 비유한다. 2016년 4월 28일 JTBC ‘뉴스룸’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손석희 앵커도 같은 논리를 인용했다. 따라서 지난 6월 이재명이 ‘언론은 애완견’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부른 것도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당시 손석희 앵커에 따르면, 언론을 개와 비유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이다. 워치독은 '감시견'을 뜻한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던 ‘토머스 제퍼슨’의 그 유명한 말은 이 ‘워치독’ 신봉론의 금과옥조가 되었고,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는 언론의 ‘워치독’ 역할을 구현한 가장 좋은 예로 꼽힌다. 

반면 ‘랩독’은 말 그대로 권력의 ‘애완견’과 같은 언론을 뜻한다.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그 안락함에 취해버린 비판의 대상이다. 그래서 ‘랩독’은 결코 권력구조를 비판할 수 없으며 거기에 동화되고 기생하는 게 전부다.

오늘날  KBS가 그렇고  KBS가 이 같이 타락했다. 손석희 앵커나 언론학자들의 상식이 아니더라도  KBS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했다. 과거나 현재나  KBS의 편파방송을 결코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KBS가 1980년대 당시 전두환 정권에 굴종한 우파 권력의 시녀였다면, 지금은 그것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땡윤뉴스’에 김건희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일제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게 사실이고 서민들의 생활고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아예 고개를 돌렸다. 8.15 광복절 새벽에 일제를 찬양하는 ‘나비부인’을 방영하는가 하면, 윤 정권의 홍보는 질력이 날 정도로 증가했다.

여기에 MBC가 채상병 사망사건이나 의료대란, 그리고 군소 정당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높이 보도를 할 때에도 KBS는 뉴스 분량을 대폭 줄이거나 한 줄로 처리하는 등 불필요한 사건사고 소식을 우선 배정했다. 이 같은 사실은 아침 6시와 7시 뉴스를  KBS와 MBC를 교차해서 시청하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다.  KBS가 죽어야 공영방송이 새로 태어난다는 지적이 여기에 있으며, 수신료를 달라고 내민 부끄러운 손에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