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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의 세상읽기] 현수막에 걸린 의정활동
2023년 12월 12일 (화) 12:12:0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겨울 날씨치고는 따뜻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 추위와 강풍이 함께했던 지난달에 비해서 한결 좋아진 날씨 덕에 오천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좋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지만, 다음 주말부터 강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어릴 적 어른들께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듣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건 아마도 농사일과 많은 연관이 있는 말씀이셨을 것이다. 

몸도 추위에 익숙한 편이다. 좋은 날씨를 만끽하면서 출근하는 길에, 주포사거리에 걸린 한 현수막이 유독 눈에 띈다. 낯익은 시의원들의 이름과 제동이 걸린 공모사업에 관한 내용이 실렸다. 보령시는 지난 4월 세 번의 응모 끝에 문화체육부와 국민체육공단이 공모한 전지훈련 특화시설 사업자로 선정되었는데, 국비 50억원이 포함된 100억 예산의 에어돔 설치 사업이다. 현수막의 내용으로 봐서는 의원들이 이 사업의 예산을 부결시킨 것을 항의한다는 것인데 체육단체에서 내걸었다. 

나 역시 의정활동을 하면서, 스포츠파크 사업과 체육관련 시설 신축에 비판적 의견을 내며 현수막에 이름이 실리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많이 예민해서 의원으로서 할 일을 한 내가 왜 이런 비판을 받아야 하나 납득하기 어렵기도 했었다. 그래서 관련 단체를 이해시키려 노력도 해보고 또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서로 할 일을 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배운 것이 있다면 서로에 대한 예의와 원칙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스포츠파크 사업이 보령시의 철저한 준비 부족으로 시작부터 의회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진행하면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하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에어돔 사업을 심의한 관련 상임위원회가 단체장과 같은 당의 시의원이 다수인데도 불구하고 부결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의회의 이런 행위는 시민이 부여한 의회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오히려 시민들은 의회가 지금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주 언급하지만 의회는 원래 비판하고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다. 물론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어차피 시작한 일인 만큼, 하루빨리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전지훈련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고자 하는 관련 단체의 주장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사업이 정말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운영될 수 있는 것인지, 의회는 의회의 결정에 대하여 시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각자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주장과 판단이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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