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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의 세상읽기] 빨리 찾아온 겨울
2023년 11월 21일 (화) 12:03:4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생각보다 오천항의 겨울이 일찍 찾아왔다. 때 이른 추위와 강풍이 일주일째 지속되면서 아예 출항이 금지되기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던 차량들과 새벽부터 출조를 앞두고 동네가 들썩였던 모습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로 동네가 한산하다. 주차장은 곳곳이 텅비어 있고 항구에는 배들로 가득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가게 청소를 마치고 툭툭거리는 소리에 창밖을 보니 우박이 계속 넓은 유리창을 때리고 있다. 시내에는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는지 가게 일로 바쁠텐데 지인이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아 보내왔다. 이 나이에도 약간의 설레임이 있다. 차라리 오천항에도 첫눈이나! 은근히 바라는 마음이 생기며 창밖을 지켜봐도 그럴 기미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오후가 돼서야 눈발이 내리기 시작한다. 일찍 찾아온 겨울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일년의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가게를 연 지가 생각해 보니 반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 6개월 참 바쁘게 살았다.

저녁이 되어 오천항을 나오다 바라보니, 수영성의 은은한 조명에 눈이 내려 앉는 모습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오늘 같은 날씨에 묵묵히 수영성을 밝히는 불빛처럼 세상도 늘 그 자리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란하지 않아도 단단한 바위처럼. 그렇게 생각되는 한 분께 안부를 묻는 전화를 드렸다. 반가워하신다. 건강 챙기며 일하라는 말씀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해수욕장에서 가게를 하시는 선배에게도 전화를 드렸는데 경기를 물으니 웃으며 좋지 않단다. 다들 걱정이 많다고 하시는데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간다.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기사를 접한 기억이 있는데 현장의 상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사실 예년에 비해서 오천항을 찾는 낚시객들이나 방문객들이 많이 줄은 것은 동네분들이 다 그렇게 얘기하니 확실한 것 같다. 계절이야 겨울이 빨리 찾아온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지역 경기가 너무 빨리 겨울이 찾아오면 가뜩이나 쉽지 않은 일상들이 더 위축될 텐데 걱정이다. 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 보았다.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원도심의 상가가 불이 다 꺼져 있다. 전통시장이야 7시가 되면 다 철시가 이루어진지 오래이니 새삼스럽지 않지만, 임대라고 써 붙인 점포들도 제법 눈에 들어온다. 동대동쪽도 그리 녹녹해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외적으로 경제 위기에 대한 확산과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리 지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겨울 날씨만큼 우리들의 일상이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첫눈 치고는 제법 많이 내리는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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