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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
2023년 11월 14일 (화) 12:11:28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유비가 삼고초려를 통해 천재적 지략가인 제갈공명을 얻었고, 세종은 황희정승을 끝까지 신뢰했다. 서로가 마음을 열어 놓고 진실을 담아 낸 결과지만 뭐니 뭐니 해도 거기에는 ‘대의’가 존재했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마음을 서로 전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 자체가 전쟁이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세상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명재상으로 알려진 황희(1363-1452)는 태조, 태종, 세종 시대까지 관료로 활약했다. 무려 24년간 정승을 지냈다. 그렇다고 황희가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황희는 양녕대군 폐위 후 태종의 분노를 사서 서인(서민)으로 폐해졌다가, 경기도 교하로 유배됐다. 

황희가 다시 관직에 등용된 것은 세종 때인 1422년 2월이며, 세종의 신임을 받은 황희는 1426년 우의정에 이어 1427년 좌의정이 됐다. 좌의정에 오른 해 사위 서달이 아전을 때려죽인 사건으로 파직됐고 1430년에도 사헌부에 구금된 태석균이란 자의 사건에 개입한 것이 드러나 사헌부의 탄핵을 받고 다시 파직됐다.

이 같은 흠결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끝까지 황희를 믿고 중용했다. 정치적으로 수없이 의견충돌을 빚었지만 둘의 사이는 오히려 더 견고해졌다. 두 사람에게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덕(德)’과 ‘믿음’ 그리고 ‘대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 삼국지에 등장하는 ‘곽가’는 조조의 총애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조조의 고비 때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위기를 돌파했다. 하지만 곽가는 품행이 바르지 못해 주변에서 항상 뒤 소리를 들었다. 심지어 조조 앞에서도 심한 욕과 바닥에 침을 뱉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도 조조는 끝까지 그를 신임했다. ‘재주’는 ‘재주’, ‘품행’은 ‘품행’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지도자와 제대로 된 인재가 일체가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즘 정치권에는 ‘세종과 황희’가 없고 ‘유비와 제갈공명’이 없다. ‘조조와 곽가’도 없다. 윤 대통령 주변과 국민의힘의 최근 행태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미 알려진 대로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등을 돌린 이준석을 울산까지 찾아가 “우리가 남이냐”며 끌어안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은 이준석을 버렸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인 인요한은 이준석을 얻기 위해 그야말로 삼고초려가 한창이다. 이준석은 이준석대로 몸값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 같이 사람이 사람의 마음과 능력을 사는 일에는 언제나 인내와 고통이 따른다.

‘대의’와 ‘믿음이 실종된 탓이다. 때문에 윤 대통령 곁에는 ’제갈공명‘이 없고, 바닥에 침을 뱉으며 정의를 주장 할 수 있는 ‘곽가’도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는 인재가 없다. 기름진 밥그릇과 천박한 장사치들이 전부다. 국민들 스스로 ‘곽가’가 돼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들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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