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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의 법률이야기] 강제추행죄에 대한 판례 변경이 갖는 의미
2023년 10월 31일 (화) 12:33:2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강제추행은 성범죄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형태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대표적 범죄 중 하나이다.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보안처분도 부과되며, 피해자의 연령이나 상태, 피해자와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가중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심각한 범죄이다.

 대한민국 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때에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죄 판결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강제추행의 성립 요건 중 하나인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와 관련하여 법률에선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원은 폭행 또는 협박의 강도를 해석을 통해 정해왔다. 198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강제추행죄에서 폭행·협박의 정도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야 한다”라고 판시하며 저항이 곤란할 정도를 요구하였다. 예를 들어 팔이나 다리로 상대방을 눌러 움직이게 못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항거가 곤란한 정도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단 기준을 완화하며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하여 40년 만에 기존의 입장을 폐기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판례변경의 의미에 대하여 “근래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 것이며, 기존 판례 법리에 따른 현실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칫 성폭력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을 토대로 형평과 정의에 합당한 형사재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처벌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는데, 이는 항거 불능의 상태가 아니더라도 불법적인 유형력이 행사되었거나 공포심을 느낄 정도의 협박이 있었을 경우 강제추행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로, 기존 판례보다 낮은 수준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도 강제추행이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 강제추행죄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재범률도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판례는 강제추행의 점을 비교적 좁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사회가 성범죄에 대하여 경각심을 갖고 나아가 정의로운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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