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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의 세상읽기] 새로운 인연(因緣)들
2023년 09월 26일 (화) 11:10:05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오천항에서 가게를 연지도 벌써 4개월이 되었다. 백일이 훌쩍 넘어 버렸다. 백일을 기념하는 유래가 살아남는 것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연이니,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버틸 수 있을 정도는 되니 감사한 일이다. 밤을 새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매일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이곳의 특성상 낚시객들과 관광객들이 주고객인 편의점이지만 그래도 가끔 들러주시는 동네분들께는 더 특별한 마음이 있다. 

새벽 5시가 되면 정확히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두 분의 어르신들이 있다. 항상 이른 아침 동네 산책을 끝내고 따뜻한 차를 드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둣 한데 계산을 두 분이 꼭 번갈아 가며 한다. 형님 동생 하지만 하대를 하지는 않는다. 두 분이 오랫동안 같이 아침을 시작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 가게를 찾아주시는 동네 어른들이니 아침마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지만 말씀이 따로 없으셨다. 백일이 지날 때 쯤인가 아침에 퇴근을 하는 나에게 “퇴근하시나?” 물으셨는데 순간 참 감사했다. 요즘은 아침마다 인사드린 좋은 하루 되시라는 말씀을 내가 듣는다. 

밤 아홉시가 넘으면 일을 마치고 들러서 담배 한 갑과 음료수를 사가는 옆집 젊은 선장에게는 물때를 비롯한 바다에 대한 많은 것을 듣기도 한다. 몇 차례 언급했지만, 주꾸미 금어기가 풀린 최근의 오천항은 주차 문제가 심각할 정도다. 동네 분들이 새벽부터 나와 경광등을 켜며 주차 안내를 하는데, 평소 알고 지낸 형님이 그중의 한 분과 함께 들어오셨다. 인연이라는게 참! 이분이 바로 현수막에 걸린 최근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동네 수재의 아버님이시란다. 말씀을 나누다 보니 이미 나를 알고 계시는 것 같았고, 오천을 아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과 함께, ‘산등성이 갯고랑마다 민초들의 진솔한 삶이 있고 충청수영의 역사가 서려 있는 오천면 육지’라는 표지부터 오천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선물해 주셨다. 본인이 쓰신 책이란다. 감사히 받아들고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여러 생각이 스처 지나갔다. 

일흔을 훌쩍 넘기신 세대의 분이 대학을 졸업한 학력 때문이 아니라,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 등을 통하여 대학에 진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그분의 치열하고 진정성 있는 삶에 대한 자세와 배우고자 했던 열의에 존경심이 들었다. 그때는 다 그랬다는 덤덤한 말투는 내가 세상을 겸손되게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충분한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주어진 환경에 비하면 참 게을렀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는 이곳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정말 성실하고 진지했던 더 많은 삶의 고수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한 성실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그 순간들을 맞이해야겠다. 생각하면 정말 기분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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