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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의 법률이야기]호신용품 사용과 정당방위
2023년 08월 23일 (수) 10:13:11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등 최근 잇따라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살인을 예고한 인터넷 글도 350건이 넘어갈 정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이 자기방어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호신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호신용품의 거래량은 1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호신용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관련 용품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는 호신용 가스총처럼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물품도 있으므로 이를 구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종류에 따라 관련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호신용품을 사용할 때 ‘정당방위’의 수준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하여 정당방위를 규정하고 있다. 결국 ‘상당한 이유’의 인정 여부에 따라 자신의 방위행위가 정당방위가 되거나 범죄로 평가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당한 이유’의 범위에 대해 그간 많은 판례들이 축적되어 왔음에도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사법부는 국민적 정서에 비해 정당방위에 대한 인정 여부에 있어 다소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개인이 이를 판단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방위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해 기억해 볼 만한 점은 있다.

 먼저 공격의 의사가 없었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판례는 통상 싸움의 경우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기 때문에 방위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더라도 ‘방어’목적을 초과하여 ‘공격’한 경우는 싸움이 될 뿐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싸움의 경우에도 ①싸움을 중지한 후 재차 공격한 경우 ②싸움의 범위를 넘는 공격수단을 사용한 경우 ③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소극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데 그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정당방위를 인정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방위행위가 필요한 한도 내의 행위로 사회윤리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여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공격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에도 계속해서 상대를 공격하였다면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신림역 사건 이후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글들이 연달아 게시되고 있다. 이런 공포감 속에서 자기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호신용품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호신용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국가기관이 서로 협력하여 치안을 확보하고 형사적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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