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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정구학 인터뷰집  『인생철학자와 함께한 산책길』
책 익는 마을 여인희
2023년 03월 07일 (화) 11:10:59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밤새 이른 봄비가 왔는지 땅이 젖어 있다. 야간 일을 끝내고 몸이 나른하다. 코끝의 바람이 어제 밤 출근할 때 찌릿하게 닿았던 바람과 다른 상쾌한 느낌이다. 산책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집에 들어가 가운을 벗는다. 잠시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고 책을 바라 봤다. 『인생철학자와 함께한 산책길』 정구학 인터뷰집이다. 산책에 관한 책이다. 

■ 인생철학자 6인과의 산책
 첫 번째 산책은 이시우 천문 학자. 그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고 말한다. 무위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별이 알려주는 철학이라 한다. 끊임없이 채우려는 인간들은 별처럼 조절하며 살아야 한다고 한다.
 두 번째 산책은 강신익 의철학자. 우리 몸에 관한 인생 수업이다. 우리 몸은 신이 빚은 목적물이 아니라 불완전한 생물체라 한다. 아프다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무병장수는 헛된 욕망이며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공존과 공생이라 한다.
 세 번째 산책은 조장희 뇌과학자. 몸과 행위를 조절하는 뇌의 작동 원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생각 90%가 감정이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하는 절제력을 키워야 한다고 한다. 뇌도 근육처럼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신용과 정직이 뇌를 건강하게 하고, 자신이 어느 한분야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성공이 아니겠느냐 말한다.
 네 번째 산책은 백종현 칸트철학자. 칸트가 추구하는 인간의 감성, 지성, 이성은 무엇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행복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임을 알려준다. 인간의 가치는 그 사람이 얼마나 인간답게 살았느냐는 것이다. 등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다섯 번째 산책은 윤석철 경영과학자. 그는 ‘통섭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현대인들이 강해지려면 단순화하라고 한다. 복잡한 것은 약하고 단순한 것은 강한 것이 경영의 이치라고 한다. 경영자로 크기 위해서는 고객의 필요, 아픔, 정서를 읽어 내는 감수성을 키우라고 역설한다. 인생도 사업도 생존 부등식으로 경영하라고 한다. 생존 부동식 ’가치<가격<원가‘를 인생에 적용하면 ’실적<월급<생활비‘로 대치할 수 있다고 한다.  
 여섯 번째 산책은 이어령 문학평론가. 그는 ‘생명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한다. 세상이 과학만이 아닌 정신적인 조화를 꾀해야 인류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은 ‘어떻게’는 설명하지만, ‘왜’라는 물음에는 설명을 못한다고 지적 한다. 자기가 살아온 삶을 이해하고 지금의 삶을 인정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자기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좌표와 진리를 깨닫게 된다고 한다. 거울 앞에 보이는 자화상을 인정하고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 대화가 있는 6인과의 산책 
 대화가 있는 산책은 타인을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뇌는 자기암시를 해서 뇌에 자극을 주어 감정과 감각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누구나 실수 할 수 있고 틀릴 수 있다. 시행 착오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내고 다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산책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기도 한다. 자신과  타인을 인정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을 중심에 둔다. 인간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다. 6인의 대화에서 한 곳으로 모아지는 주제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 나의 꿈은 
 사랑하는 이와 산책을 하며 한적하게 걷는 것이다. 오솔길을 걸을 때 옆에 누군가 있어  공감할 수 있는 대화를 하며 걷고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을 하면서 힘들었을 때, 대인관계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나 앞으로의 계획등 현실에서 높은 담으로 여겨진 문제를 혼자 사색하고 곱씹으며 걷게 되면, 어느 순간 문제가 풀리는 경우도 있고, 풀리지는 않았지만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기도 한다.
 혼자하는 산책을 생각해 본다. 좁고 비뚤거리며 다듬어지지 않은 오솔길을 오를 때도 있고 내려 갈 때도 있다. 거칠게 가리워진 가시 덤불을 걷어내기도 하고 작은 야생화를 보기도 한다. 새의 노랫소리도 듣고 큰 거목 사이로 반짝이는 햇빛을 바라보며 걷게 되기도 한다. 혼자 만의 산책 길에서는 내 안의 구불 거리는 인생에 다듬어지지 않은 감정의 가지를 걷어 내고 새롭게 반짝이는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흔들림을 갖는 게 아름다움이에요’ 지금은 돌아가신 이어령문학평론가의 말이다. 산책은 나를 살아있게 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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