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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에밀리 와프닉 지음 『모든 것이 되는 법』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3년 01월 17일 (화) 11:23:07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모든 것이 된다는 게 무엇인가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 이 책은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지’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아마도 융합적 사고방식을 요구하는 지금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러한 방식은 한 가지 목표를 꾸준히 이어나가지 못하거나 너무 많은 일을 벌이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들은 무언가에 흥미를 느껴 그 일에 빠지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일에 능숙해지고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되면 열정과 흥미를 잃는다.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수록 마음이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한 가지를 깊이 있게 꾸준히 해나가는 사람들에 비해 결과물이 좋지는 않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 결과 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이 되는 법』의 저자 에밀리 와프닉(Emilie Wapnick) 역시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 남들과는 다른 패턴의 삶이었고 이것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제 구실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은 자신이 본질적으로 무언가를 완수하거나 끝낼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이어졌다. 저자가 누군가에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목표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 질문에 현실적인 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 멀티포텐셜라이트(Multipotentialite)
 다능인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많은 관심사와 창의적인 활동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저자는 이러한 종류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들을 소개한다. 다능인을 나타내는 다양한 용어들의 스펙트럼 속에서 한 가지 유형에 속할 수도 있지만 여러 유형이 공존할 수도 있다. 만약 이 책을 읽고 자신이 다능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큰 안도감이 느껴질 것이다. 대체로 다능인들은 매진하던 일에 흥미를 잃고 새로운 일에 열정을 보일 때마다 정체성의 문제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 역시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아실현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에 이르면서 심각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하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일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성공에 이르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능인이 되려면 또 다른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다시 초보자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다능인들은 한 가지 정체성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없기 때문에 자주 초보자가 된다. 15년 이상을 영어강사로 살아온 내가 다음 달부터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교육을 하는 디지털 강사로 정체성이 바뀐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SNS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지만 갑자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흥미가 생기고 어느새 리더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분야의 초기 단계를 거쳐야 하는 지루함과 최고가 아니라는 두려움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저자는 이러한 불안감을 다루는 방법을 소개한다. “무언가에 서투른 것은 앞으로 잘할 수 있게 되는 첫걸음이다.” 이 말에 용기를 내어보자.

■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두려움
 와프닉은 ‘다능인은 그 자체로 타당하다’고 설명한다. 사실 관심 있는 일을 도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새로운 일을 할 때 유기적으로 엮이며 도움을 준다는 건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문제는 도전에서 얻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감정과 두려움에 압도당해 쉽게 망각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실은 다능인들이 잘하는 건 많지만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쉽다는 점에 있다. 그 때문에 나를 규정하는 명확한 정체성에 집착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저자의 문제의식 역시 꿈을 위해 노력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정답인 것처럼 믿는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타고난 능력이 있고 그에 맞는 천직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마치 그동안 내 마음속에 수없이 떠올랐지만 스스로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들에 대한 해설서와 같았다.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에 공감하며 성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성장은 하고 싶은데 자주 바뀌는 나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와 사례를 찾지 못했다. 내가 살고 싶은 방향의 목적은 명확한데 그 과정에서 내밀어야 하는 직함은 뚜렷하지 않았기에 늘 불안함이 있었다. 자신을 다능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에밀리 와프닉이 제시하는 삶의 방향은 특이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삶의 한 유형으로서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줄 뿐이다. 결국 나를 믿고 내가 이끌리는 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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