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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정매트 헤이그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책익는 마을 유하나
2023년 01월 03일 (화) 11:06:45 김종윤 기자 jjong8610@hanmail.net
   

■ 줄거리
 어릴 때부터 자신의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았던 노라. 그녀는 후회만 가득한 삶에서 의미를 잃어버린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애인과도 헤어졌다. 친오빠와 사이가 멀어지고 가장 친한 친구와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어느 날 옆집 남자가 찾아와 그녀가 키우던 고양이가 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다음 날 직장과 피아노 레슨 모두 잘린다. SNS에서조차도 그녀를 찾는 사람은 없다. 노라는 이런 상황에 지쳐가며 자신이 이번 삶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극단적 선택을 한다. 
 잠시 후 그녀가 눈을 떠보니 사방이 초록색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에 와 있다. 그곳에는 노라의 어린 시절 학교 도서관 사서였던 엘름 부인이 있었다. “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이 도서관에는 노라가 선택하지 못했던 삶을 살아 볼 기회가 담긴 책들로 채워져 있다. 그녀는 새로운 선택을 통해 다시 살아볼 기회를 얻는다. 도서관에 있는 수 많은 책들에는 무수히 많은 우주가 있었고, 책을 펼치면 그 삶으로 들어간다.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자신의 다른 인생. 노라는 수많은 책 중에서 가장 원하는 삶의 책을 찾아야 한다. 노라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삶들 속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하지만 다시 삶을 살아갈 이유를 여전히 찾지 못한다. 오히려 그 새로운 삶을 통해 또 다른 후회만 남을 뿐이었다. 새로운 삶이 마치 영화 중간에 끼어든 것 같은 거짓 삶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원하는 진짜 삶이 들어있는 책을 찾는 여정은 엄청난 몰입도와 공감을 전해준다.

■ 메트 헤이그
 이 책의 저자는 ‘강렬한 존재감과 위대한 재능을 가진 소설가’로 평가받는 영국의 작가다. 그녀는 2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썼다. 작품들은 3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2004년 『영국의 마지막 가족』을 시작으로 그의 대표작은 『그림자 숲의 비밀』,『시간을 멈추는 법』,『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휴먼:어느 외계인의 기록』,『살아야 할 이유』등이 있다. 네슬레 어린이 도서상, 블루 피터 도서상, 에드거상 최종 후보를 거치며 우리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긍정과 공감에 대한 이해를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며 전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역시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살아야 할 이유와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의 주인공 노라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 선택의 순간마다 인생 공포증을 겪으며 그저 포기하는 삶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모른 채 주변에서 원하는 인생에 떠밀려 살았음을 깨닫는다. 그럴수록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는 계속 쌓이고 그 결과 우울증을 겪으며 삶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 역시 20대에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었다고 한다. 이러한 자신의 상황을 동화적 판타지로 승화시켜 한 편의 소설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에 대한 후회가 우리를 쪼끌 쪼글 시들게 만든다고 한다. 하여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내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곳을 다 방문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 없으며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 진짜 삶이란
 노라는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삶들 속으로 들어간다. 다양한 삶을 경험해 보지만 여전히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녀가 아무리 새로운 삶을 살아도 똑같은 후회만 남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곳에서 여전히 깨닫지 못한 건 무엇이었을까? 노라는 절망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을 버리지 못했다. 그녀가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는 불행해서가 아니었다. 그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두려움과 절망이 우리를 진짜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다. 이번 생이 망했다고 다음 생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수많은 기회를 놓쳤을지는 몰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에 고군분투 덩어리일지 몰라도 그녀의 것이었다. 그 자체가 아름다웠다.” 노라가 진짜 삶의 책을 찾아내 써 내려가는 '1인칭 현재 시제'의 문장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욕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욕망은 타인의 욕망이다.” 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대한 욕망은 결국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한 욕망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서의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원한다는 것이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삶은 노라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오늘도 어제와 똑같이 어설프고 실수 투성이의 삶을 살겠지만,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잠재력으로 가득 찬 본인 자신을 인정하고자 했던 노라의 깨달음이 마음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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